왕권을 둘러싼 피붙이 간의 탐욕과 학살. 12일 막을 올리는 제4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의 개막작, 뮤지컬 '앙주'(Anjou)는 한 편의 궁중 암투극이다. 16세기 프랑스 종교 전쟁을 모티브로 한 '앙주'는 우리에겐 낯선 멕시코 뮤지컬로, 팝 오페라와 같은 화려한 무대를 선보인다. 뉴욕뮤지컬페스티벌에서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으며 25명의 배우가 출연하는 대형 작품이다.
'앙주'는 여왕 카탈리나와 그 자식들을 중심으로 음모극의 플롯을 충실히 따라간다. 신교도와 구교도 간의 틈바구니 속에서 왕권을 위해 자식을 죽음으로 내몰지만 또 다른 자식으로부터 반역을 당하는 여왕 카탈리나의 원색적이면서 팜므파탈적인 연기가 기대된다.
공연은 맏아들의 장례식을 올리며 슬퍼하는 여왕의 모습으로 막을 올린다. 여왕은 슬픔을 딛고 둘째아들 카를로스의 국왕 대관식을 거행하고 이를 기념하는 성대한 파티를 연다. 그러나 파티에서 여왕의 딸인 공주 마고와 신교도 아투로의 사랑이 알려지고 이 일은 추기경들과 구교도들의 부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여왕은 이들의 사랑이야말로 신교도와 구교도 간의 종교적인 갈등을 끝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임을 확신시키며 혼인을 추진한다.
여왕이 가장 총애하는 막내 왕자 엔리크는 누나인 마고의 결혼 상대자가 자신의 정적이라는 이유로 반대하고 나선다. 여왕은 이 결혼이 훗날 엔리크가 왕권을 잡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달래지만 엔리크는 여왕의 정치적 책략을 의심하고 둘 사이의 갈등은 파국을 향해 치닫는다. 드디어 공주의 결혼식. 결혼을 축복하러 온 참석자들은 종교 간의 희망을 꿈꾸지만 결혼식장에서 신교도인들이 참혹하게 학살당하면서 절망적인 순간에 내몰린다.
공연 전 공개된 스틸 사진에 보이는 여왕 카탈리나의 날 선 카리스마가 강렬하다. 멕시코산 뮤지컬의 음악과 춤이 기대된다. 공연은 13일(프리뷰 공연) 오후 3시, 14~16일, 18일 오후 7시 30분, 19일 오후 3·7시, 20일 오후 3시. 053)622-1945.
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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