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과 힙합, 라틴에 소울까지. 가수 바비킴(37)의 음악 세계는 하나의 장르로 가두기가 힘들다. 3년 4개월 만에 발표한 바비킴의 세 번째 정규 음반 '하트 앤 소울'(Heart & Soul) 역시 그렇다. 그의 신보는 마치 종합선물세트처럼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담았다.
"앨범 장르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할 말이 없죠. 그냥 바비킴 스타일의 팝입니다. 여러 가지를 접목시키죠."
이번 음반은 3년 4개월 만에 나온 바비킴의 정규 앨범이다. 바비킴은 그간 힙합그룹 '부가킹즈' 음반과 '타짜'(SBS) '쩐의 전쟁'(SBS) 등 여러 드라마의 OST 음반을 통해 팬들과 만났다. 하지만 '바비킴 스타일'에 목말랐던 팬들에게는 충분하지 않은 활동이었다. 그런 팬들의 갈증을 이해하듯, 그는 14곡이 오롯이 담긴 앨범을 들고 나왔다. 14곡 중 12곡을 그가 작곡했다.
"내 이름을 건 앨범이니만큼 더 깊이를 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목도 '하트 앤 소울'로 했죠. 내 가슴 속에 있는 얘기, 내 영혼의 얘기를 담았습니다."
라틴 리듬의 타이틀곡 '남자답게'는 '남자는 남자답게 당당하게 살아야 하지만 때로는 여자보다 약할 때가 많다'는 가사의 노래다. 부가킹즈의 간디(Gan-D)가 가사를 썼다.
바비킴은 거의 대부분의 노래를 작곡했으면서도 가사 작업을 전혀 하지 않았다. 대신 '부가킹즈'의 간디와 주비트레인, '리쌍'의 개리, 휘성, 타블로, 강산에 등이 가사 작업에 참여했다.
"내가 직접 쓰지는 않았지만 가사가 모두 내 인생과 관련된 것들이죠. 표현력이 부족해서 저보다 잘 쓰는 사람에게 가사 작업을 맡깁니다. 대신 저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들에게 부탁을 하죠. 그래야 내 얘기를 잘 써줄 수 있으니까요. 가사 작업을 한 사람들 모두 친한 뮤지션들입니다."
타블로가 쓴 '너에게만'은 한 사람만 사랑하겠다는 고백을 담은 노래다.
"내일모레면 마흔살인데 이제 다시 사랑을 하고 싶어서 부른 노래죠. 제 주변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누굴까 생각하다가 최근에 결혼한 타블로가 생각이 났어요. 부탁했더니 하루 만에 가사를 썼더라고요."
휘성이 쓴 '맴맴맴'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백을 하지 못하고 주변에서 맴돌기만 한다는 내용의 노래다.
"전 A형이라서 그런지 사랑 표현을 잘 못해요. 그래서 사랑을 놓친 경우도 있고 상처를 받은 경우도 있고 상처를 준 경우도 있죠. 휘성이 그런 저의 얘기를 재밌게 풀어나갔어요."
친구와의 우정을 그린 노래 '친구여'는 강산에가 가사를 쓰면서 피처링에도 참여했다.
"강산에 형과는 작년 가을쯤 친해졌습니다. 산에 형은 음악을 할 때와 그냥 사석에서 만날 때 많이 달라지는 사람이에요. 사석에서는 순수하고 아이 같은데 음악을 할 때는 열정이 빛나죠. 많이 존경합니다."
드라마 OST 덕분에 바비킴은 아시아 국가에서 꽤 인지도를 쌓았다. 그는 지난 3월 일본 오사카에서 공연을 펼쳤다. "가을쯤에 다시 일본에서 공연을 할지도 모르겠다"는 그다.
미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한국어보다 영어로 얘기를 하는 것이 편하다. 영어권 국가 진출에 유리한 셈이다.
"내년 여름쯤 미국에도 갈 생각입니다. 부르면 가야겠지만 일단 한국에서 잘 마무리를 하고 싶어요. 사실 미국 활동에 큰 욕심은 없습니다. 한국 생활이 편하기도 하고 이제 나이도 있어서요."
바비킴은 1994년 그룹 '닥터레게'로 데뷔했다. 17년차 중견 가수다. 어린 팬들은 그의 오랜 가수 경력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젊은 감각의 소울 가수로 생각하는 것이다. 반면 그를 오랫동안 지켜본 팬들은 장르를 넘나드는 그의 농익은 음악세계에 찬사를 보낸다. 새로운 팬들에게는 젊은 감각의 가수로, 오랜 팬들에게는 깊은 음악 세계를 보여주는 다재다능한 뮤지션으로 각인돼 있다. 그는 "얼마 전에 뮤직비디오를 찍는데 중학생 팬들이 심하게 반가움을 표시하더라"며 멋쩍게 웃는다.
"17년차인데 지금도 모자를 쓰고 나가면 못 알아보는 사람이 있죠.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습니다. 편하게 다니기엔 좋죠. 그런데 데뷔한 지 오래됐는데 모르는 사람이 있다는 건 좀 그래요."
음악과 함께 17년을 보낸 바비킴은 '내일모레면 사십'이라는 자신의 말처럼 어느덧 30대 후반에 접어들었다. 그가 누군가와 열애를 한다고 하면 모두 크게 반길 태세다.
"연애도 해야죠. 그런데 시간이 없어요. 공연 때문에 주말도 없고요. 음악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아요. 좀 더 여유가 생기면 누군가 만나야죠. 이상형은 자기 일을 열심히 하면서도 이해심이 많고 요리를 잘 하는 여자입니다."
바비킴은 현재 전국 각 도시에서 투어 공연 '마이 소울'을 펼치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서 까불지 않아도,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서 순위 다툼을 하지 않아도 그의 노래와 공연은 항상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킨다. "바비킴이라는 브랜드가 생긴 것 같다"고 말하자 그는 "회사에서 홍보를 잘 해서 그런 것일 뿐"이라고 겸손을 떤다.
"제가 젊은 사람들이 하는 힙합도 하고 드라마 OST도 하잖아요. 제 노래를 들어본 사람은 많은데 방송에 잘 나오지 않으니까 궁금해서 공연에 많이 오시는 것 같아요. 전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는 것이 저에게 마이너스라고 생각합니다. 말솜씨도 없고요. 예능 프로그램에서 웃긴 모습을 보이고 나면 제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이 앨범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노래와 공연만으로 사랑받는 뮤지션. 모든 음악인들이 꿈꾸는 자리다. 바비킴 역시 "난 행복한 뮤지션"이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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