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이 낳고 키운 '포항의 아들' 이동국
'라이언 킹' 이동국(31·사진)은 현재 전북 현대 소속이지만'포항맨'이다. 포항에서 태어나 포철동초-포철중-포철공고를 졸업한 뒤 고향 팀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하기까지 포항을 떠난 적이 없다. 이동국과 축구의 '중매쟁이'는 육상이었다. 포항 동부초교에 다니던 이동국은 포항시에서 열린 육상대회에 학교 대표로 출전, 3관왕을 차지하면서 축구부가 있던 포철동초의 축구부 입단 제의를 받아 축구 선수의 길을 걷게 됐다. 포철동초로 전학하면서 시작된 이동국의 축구 인생은 이후 탄탄대로를 걸었지만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극심한 굴곡도 겪어야 했다.
이동국에겐 기회도, 영광도, 시련도 모두 일찍 찾아왔다. 1996년 청소년대표를 거친 후 1998년 19세의 나이로 국가대표가 돼 프랑스 월드컵 네덜란드와의 경기에 역대 최연소로 출전하는 영예를 안았다. 또 K-리그에서도 신인왕을 차지하며 선수 생활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그러나 상승 곡선만 그릴 것 같던 그의 축구 인생에 시련도 그만큼 빨리 찾아왔다. 2002년 당시 히딩크 한국 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해 국가대표 발탁에 실패한 이동국은 절치부심 4년간 자신을 갈고 닦으며 기다렸던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도 개막 직전 K-리그 경기 도중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월드컵 코앞에서 주저앉아야 했다. 아시아 최종 예선에서 팀 내 최다 골을 기록하며 한국팀을 본선에 올려놓은 일등공신이, 그것도 월드컵이 열리고 있던 독일에서 수술을 받으며 눈물을 삼켜야 했다.
독일 월드컵 진출 무산 후 2007년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미들즈브러 FC로 진출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 없이 좌절을 맛본 뒤 다시 국내(성남 일화)로 돌아와야 했다. 성남에서도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이제 끝나는가' 했던 이동국의 축구 인생은 지난해 전북에 입단하면서 다시 화려하게 부활한다. K-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며 소속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허정무호에 탑승, 남아공 월드컵 최종엔트리 합류가 무난할 것 같았던 이동국에게 또다시 부상 '악몽'이 찾아왔다. 지난달 16일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에서 허벅지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고 다시 치료와 재활에 나서면서 남아공행을 장담할 수 없게 된 것. 그러나 허정무 감독은 그에게 다시 기회를 줬고, 재활 끝에 결국 '최후의 23인'에 이름을 올렸다.
중·고교에서 4년간 이동국을 지도했던 김경호 감독(현 포항 스틸러스 유소년 초중고 총감독)은 "동국이는 움직임과 슈팅, 패싱 능력이 좋고 영리해 학창시절 때도 해결사 역할을 했다"며 "몸이 유연하고 어느 각도에서도 슈팅이 가능하며 양발을 모두 쓸 수 있는 능력 있는 선수인 만큼 이번 월드컵에서도 해결사의 역할을 잘해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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