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치입문 후 첫 패배 충격…"용인술 중요성 깨달은 계기" 반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정치에 입문한 이후 선거에서 사실상 처음 패했다.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그가 지원하는 선거는 어김없이 승리의 월계관을 썼다. 전면에 나서지 않아도 '친박' 간판을 내걸기만 해도 열세 지역이 반전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신의 지역구에서 치러진 달성군수 선거의 패배는 그야말로 충격이다.
박 전 대표는 "선거는 당 지도부 중심으로 해야 한다"며 당 지도부의 전국 선거 지원 요청을 거부했다. 그리고 달성으로 왔다. 지역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달성에 내려온 날부터 선거운동 마지막 날까지 후보보다 더 열심히 강행군했다. 하지만 달성군민들은 그의 호소에 귀를 기울여주지 않았다. 2012년 총선에 나서지 않고 곧바로 대선에 출전해야 하는 그의 러브콜을 달성군민들이 처음으로 모른 체했다.
무엇보다 일부 대구 교육감 후보와 구청장, 광역의원 후보들이 친박(親朴)을 대거 표방했음에도 큰 이득을 얻지 못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표의 정치적 영향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때 이른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그러나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 패배가 지역 토착 세력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반감이 주된 요인이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런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친박계 인사들은 "이번 선거는 지역선거였을 뿐"이라며 정치적 의미 부여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지방선거는 지방선거일 뿐으로 박 전 대표의 정치적 행보와 연결짓는 것은 불순하다"고 했다. 서상기 의원은 "달성 지원 유세를 하는 중에 박 전 대표에 대한 반대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며 "우리의 목표는 대선이기 때문에 이번 일이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전화위복론'을 꺼냈다. 박 전 대표의 대권가도에 제동이 걸리는 것이 아니라 외려 약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친박계 인사도 "박 전 대표는 이번 기회에 주변 인사 관리의 중요성을 깨달았을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긍정적인 결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지역 민심의 표적이 된 측근 인사에 대한 '관리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에서 상처다. 또 다른 친박계 인사는 "한번 믿으면 끝까지 믿고 쓰는 '박근혜식 용인술'의 한계를 알게 됐다는 점에서 되레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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