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인물] 기타리스트 세고비아

입력 2010-06-02 07:56:45

'세고비아'는 유명한 기타 브랜드다. 1954년 한국에서 설립돼 1970년대 통기타 음악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그 브랜드명을 갖게 된 것은 안드레스 세고비아(1893~1987)라는 걸출한 기타리스트 때문이다.

기타는 원래 음악계에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지만 한 명의 기타리스트로 인해 예술의 반열에 올라섰다. 스페인의 안달루시아에서 태어났으나 그 역시 천덕꾸러기 같은 존재였다. 부모는 어릴 때 백부에게 보냈으나 오히려 백부에게서 기타를 받아 예술적인 재능을 꽃피울 수 있었다. 가정형편상 진학하지 못하고 기타를 독학해 14세 때 데뷔했다. 섬세하면서도 낭만적인 호소력으로 유럽, 미국에 수많은 팬을 확보했다. 타레가의 곡 '알함브라궁전의 추억'도 좋지만 바흐의 클래식을 편곡한 곡을 들어보면 기타인지, 피아노인지, 작은 오케스트라인지 헷갈릴 정도다.

그가 오른손의 손가락 끝과 손톱을 함께 현에 튕기는 주법을 찾아내면서 '기타 소리는 작지만 멀리까지 울린다'는 말이 나오게 됐다. 기타를 대중에게 친밀한 악기로 만든 그는 1987년 오늘, 9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그러나 한국에는 댄스 가요의 영향 탓인지 기타 애호가가 계속 줄고 있다고 한다.

박병선 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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