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입자 뭉치는 물질 뿌리면 떨어지는 과정서 녹아 비로 변해
지난달 말 처음으로 수도권 인공강우 실험에 성공했다는 기상청 발표가 있었다.
지난해부터 강원도 등에서 시행된 기상청의 인공강우 실험이 잇따라 성공하면서 이제 우리나라도 명실상부한 인공강우 국가가 됐다. 이번 성공은 특히 황사가 극심한 날에 인공강우를 통해 공기를 정화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그렇다면 인공강우의 원리는 도대체 무엇일까.
인공 강우의 원리를 알려면 우선 자연 상태의 비가 내리는 과정부터 알아야 한다. 구름은 지름 20㎛의 아주 작은 물방울인 '구름 입자'로 이뤄져 있다. 평소에는 이들을 밑으로 끌어당기는 중력보다 위로 띄우는 부력이 더 크기 때문에 하늘에 떠 있을 수 있다.
구름 입자가 땅으로 떨어지려면 중력이 부력보다 더 커야 한다. 보통 구름 입자 1천만개 이상이 합쳐져 2㎜의 빗방울이나 1∼10㎝의 눈송이가 되면 중력이 부력보다 커져 땅으로 떨어진다. 순수한 구름 입자만으로 빗방울이나 눈송이가 되려면 습도가 400% 이상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 구름 입자만으로는 비가 내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습도가 100%만 돼도 비가 내리게 하는 방법이 있다. 구름 입자가 서로 뭉치는데 도움을 주는 물질(구름씨)을 구름 주변에 뿌려 주면 된다.
흔히 요오드화은(AgI)이나 드라이아이스, 액체질소 등이 쓰인다. 비행기를 통해 기온이 영하권인 높이(보통 3㎞ 이상)까지 올라가서 이런 물질들을 뿌리면 주변의 물방울 입자가 달라붙어 응결되고 이들이 떨어지는 과정에서 녹아 비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인공강우의 원리다.
인공 강우에 성공했다고 무조건 비를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공 강우는 수증기를 포함한 적절한 구름이 존재해야만 가능하다.
또 지금까지의 통계를 살펴보면 인공 강우량도 10~20% 정도 증가시키는 데 그쳤다. 더욱이 기상청은 현재 국내 실험에 쓰이는 임대 비행기는 고도 3㎞ 이상 날기 어려워 정작 황사가 잦은 봄에는 인공 강우 실험을 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한다. 실질적인 인공강우의 효과를 보려면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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