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밭 현장]대구 서구청장…한나라 '창' vs 무소속 '방패'

입력 2010-05-27 11:5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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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무풍'과 '한풍'의 한판 대결이 펼쳐지는 서구는 대구에서 가장 낙후됐다는 주민들의 패배의식과 절망감이 컸다. 이런 좌절감이 표로 이어질지 부동층의 향배가 주목된다. 왼쪽이 한나라당 강성호, 오른쪽이 무소속 서중현 후보. 서상현기자

대구 서구는'무소속 방패'대 '한나라당 창'의 혈투다. 한나라당은 텃밭인 대구에서 서구가 유일하게 당 소속 후보가 밀리자 총력지원 태세에 돌입했다. 하지만 7전8기 끝에 2008년 보궐선거에서 서구청장 입성에 성공한 무소속 서중현 후보의 기세가 만만찮다.

26일 오후 서구노인복지관 앞에 도착하니 한나라당 강성호(44) 후보가 탤런트 출신인 김을동 국회의원과 표심잡기에 여념이 없었다. 복지관 식당에서 식사하던 '장군의 손녀'이자 탤런트 송일국씨의 어머니인 김 의원은 "지역이 발전하려면 공무원-청장-국회의원이 하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 의원과 대평리시장, 구평리시장을 돈 강 후보는 "서구 좀 잘 살게 해달라, 장사 좀 잘 되게 해달라는 얘기를 가장 많이 듣고 있다"며 "집권 한나라당의 후보로서 예산을 듬뿍 따 올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지역발전론'을 내세우는 강 후보는 서구의 해외교류 교육특구와 도시재창조 기금 400억원 조성, 미래형 복지 네트워크를 공약하고 있다. 이날 오전 한국섬유개발원에서 열린 '서구 재도약을 위한 정책발표회'에서도 강 후보는 홍사덕·이해봉·서상기·주성영·배영식·조원진 국회의원과 함께 "도와달라"고 읍소했고 일부 의원은 "우리가 보증한다"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요청했다.

강 후보는 상대 후보를 겨누기도 했다. 지난해 서구청 공무원 인건비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은 점, 현재 진행 중인 경찰의 토착비리 조사 등에 대해 "현직 청장의 실정(失政)이 드러난 사례"라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서구 평리2동 한 무료급식소에서 밥과 국을 날랐던 서중현(58) 무소속 후보는 오후 2시쯤 서구청 뒤편 서부도서관에 있었다. 벤치에서 기자와 얘기를 나누면서도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인사를 건넸다.

서 후보는 "민심의 향방이 이미 정해졌고 아무리 거스르려 해도 안 될 것"이라며 "서구 민심이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저한테 공천을 줬으면 무난하지 않았겠냐"며 한나라당에 대한 섭섭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서 후보는 계성중·고교 조기 이전, 기숙형 공립고 건립, 싱가포르국제학교 서구 유치를 공약했다. 그리고 일각에서 제기된 서구청 구정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 연말 공무원 연가보상비 지급 문제가 있었는데 해결됐고, 토착비리 수사는 당선 전(2008년 6월)에 있었던 문제를 지금 조사하는 것"이라고 적극 해명했다.

'서구 본토박이'를 자처하는 서 후보는 "서구를 가장 사랑하는 구청장, 서구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구청장이 되고 싶다"고 했다.

달성군에 머무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박풍이 서구까지 전달될 것인 지와 높은 부동층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 것이냐가 막판 변수다. 강 후보는 한나라당 표의 결집이 있을 것이라고 하고, 서 후보는 표심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반한나라당 표가 투표에 반영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상현기자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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