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생긴 얼굴이 아니었다. 듬직하고 구수한 인상의 이웃집 아저씨 같았다. 서부영화의 단골 주인공이었던 존 웨인(1907~1979)은 스크린에선 언제나'정의의 사나이'였다.
1907년 오늘,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태어나 가난하게 컸다. 미식축구를 했는데 대학 때 다치는 바람에 선수생활을 포기했다. 할리우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1930년부터 서부극이나 액션모험물에 단역이나 조연으로 출연했다. 1939년 존 포드 감독의'역마차'에 출연하면서 스타덤에 올랐고 모두 142편의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다.
그러나 실생활은 그리 정의롭지 않았다. 무척 인색했고 2차대전 중 복무를 기피했다.'병역 기피자'의 궤적이 그렇듯 극우주의를 표방하고'그린 베레'(1968년) 같은 졸작을 감독했다. 말년에는 병치레를 많이 했는데 1964년 폐암, 1978년 심장, 다음해 위암 수술을 받다가 사망했다. 사망 원인을 놓고 말이 많다. 1954년 징기스칸 일대기를 그린'정복자'에 출연했는데 촬영지인 유타주 사막이 핵폭탄 실험 장소와 가까웠다. 220명의 출연자와 스태프 중 91명이 암으로 사망했다. 정작 본인은 흡연 탓이라 믿었다. 하루에 담배 6갑을 피우는 골초였기 때문이다.
박병선 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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