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가려고 3년 전부터 적금 들었어요."
직장인 김영아(28'여'대구 북구 복현동)씨는 대구경북 붉은 악마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공월드컵 원정을 떠나는 열혈 여성이다. 2006년 독일월드컵 때 원정을 못 간 한을 이번에 풀기 위해 벼르고 별렀다. "전(前) 직장에서는 업무도 많고 휴가도 제대로 못 냈죠. 지금 직장은 그에 비해 좀 여유가 있어요. 올 초에 미리 양해도 구했고요. 10여일 정도 휴가를 내고 떠날 계획이에요."
남아공에 가려면 500만~600만원의 적잖은 비용이 든다. 이를 위해 그녀는 3년 동안 넣었던 적금을 깼다. "한달에 5만~10만원 정도씩 모았어요. 먹고 싶은 것 덜 사먹고 저축했으니까 별로 아깝지 않아요. 이번 월드컵 원정은 축구 관람과 해외여행을 겸하는 거잖아요. 저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거예요."
프로축구구단 포항 스틸러스 서포터스이기도 한 그녀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축구장을 찾아다녔다. 축구를 좋아하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축구장에 들어가면 마음이 확 트인다. 특히 자주 가는 포항구장은 관람석이 잔디구장과 무척 가까워 마치 선수들과 자신이 함께 뛰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대학생이 되기 전에는 주로 친구들을 꼬드겨 축구장에 갔죠. 대학생이 되니까 친구들이 재미없다며 축구를 보지 않으려고 하더라고요. 할 수 없이 동호회 사람들과 어울려 축구를 즐겼죠." 그녀는 K리그와 컵대회 경기 등이 열리는 족족 찾아다녔다. 다른 지역으로의 원정 관람도 밥 먹듯 했다. "퇴근 후 조를 맞춰 자동차로 이동하면 마치 대학 MT를 가는 느낌이죠. 일주일에 최소 1경기는 축구장에서 봐요." 해외 원정도 많이 갔다. 우즈베키스탄, 중국, 일본, 투르크메니스탄 등 국가대표 예선전이나 포항의 외국원정 경기가 있는 나라는 거의 방문했다.
그녀는 연초에 축구경기 스케줄이 나오면 그 스케줄에 맞춰 다른 약속을 잡을 정도로 축구사랑이 남다르다. "20대 마지막을 월드컵과 보낸다고 생각하니 흥분돼요. 남아공이 치안상태가 좋지 않아 처음에는 부모님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결국 설득해서 가게 됐기 때문에 더욱 기분 좋아요. 축구는 꾸준히 같이 가고 싶은 친구예요. 결혼 후에도 아이의 손을 잡고 축구장을 찾을 생각입니다."
전창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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