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역사의 흔적들…있는 그대로가 훌륭한 무대

입력 2010-05-20 13:59:22

수백년을 버텨오면서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경북 북부지역 고가들이 주말마다 예술의 향기를 가득 채운 문화예술 공연장으로 탈바꿈한다.

안동시와 (사)한국국악협회 안동지부는 올 한 해 동안 안동지역에 널리 분포돼 있는 종택, 고가의 전통건축 미학과 예술을 결합시킨 2010전통한옥예술제 '누마루에 드리운 풍류결' 공연을 개최한다.

안동시는 예술제의 첫 번째 공연으로 이달 15일 저녁 안동시 와룡면 주하리 두루종택에서 주민, 연인, 가족 단위 관람객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실내악, 민요, 가야금 병창, 한국무용, 국악가요 등을 선보였다.

경북미래문화재단도 이날 풍천면 가일마을의 수곡고택(중요민속자료 제176호)에서 오후 7시부터 '막걸리 블루스'(사진)라는 제목의 고가 공연을 올렸다. 이날 공연에서는 대금, 전통무용, 남성중창 등이 공연돼 지역 주민 등 관람객 100여명이 수백년 역사를 담은 고택과 문화 공연의 정취에 흠뻑 젖어들었다.

이날 상주에서는 가리예술단 주관으로 상산관(시도유형문화재 제157호)에서 오후 7시 30분부터 '열두고개 상주아리랑-대청마루 작은 음악회'라는 주제로 밴드'포크록, 국악, 성악 등의 공연이 마련됐다.

문경에서는 오후 7시부터 문경새재 주흘관(제1관문) 앞에서 예총 문경지회 주관으로 '달빛 아래 펼쳐지는 무용과 시낭송' 공연이 있었다. 공연장에는 전통 다례(茶禮) 분위기를 연출해 관객들이 차를 마시며 야간 공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의성에서는 사촌마을 민산기념관에서 오후 7시부터 의성문화원이 주관해 '가족사랑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색소폰, 한국무용, 시연극 공연을 마련했으며, 영양 주실마을 호은종택에서는 오후 7시부터 영양문화원 주관으로 '시와 음악이 있는 풍경'을 주제로 시음악 공연, 시낭송 퍼포먼스 등의 공연이 열리기도 했다.

이처럼 고택의 향기와 문화예술의 향기가 어우러지는 공연은 22일에도 안동 수곡고택, 영주 소수서원, 상주 향청, 문경 주흘관 앞, 청송 망미정 등 5개 지역에서 마련될 예정이다. 고택의 멋과 공연문화의 향기가 한데 어우러질 야간 고가공연은 오는 10월까지 북부지역 9개 시'군에서 모두 156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경북미래문화재단 권두현 이사장은 "고택은 있는 그대로 훌륭한 공연무대"라며 "수백년 동안 사람들의 삶과 역사의 흔적을 온몸으로 담아온 고택들을 활용한 공연문화를 활성화함으로써 유교문화의 가치를 알리고 북부지역 관광객 유입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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