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6시 30분 대구 수성구 두산오거리. 6·2지방선거에 출마한 대구시 교육감, 교육의원, 수성구청장, 시의원과 구의원 후보 등 10여명의 후보 선거운동원 100여명이 줄지어 선 채 길가던 차량과 행인을 향해 허리를 굽신거렸다.
선거운동원들은 형형색색의 유니폼을 맞춰 입고 적게는 5명, 많게는 10여명이 한 팀으로 홍보전을 펼쳤다. 후보자의 이름과 얼굴이 큼지막하게 나붙은 선거유세 차량은 트로트 가사를 개사한 이색 로고송을 쉴 새 없이 틀어댔다.
비슷한 시각 수성구 범어네거리. 대구시장 후보 등 10여대의 선거 유세 차량이 네거리 모퉁이를 점령했다. 어깨띠를 두른 후보들 모두 차량에 올라 출근길 차량과 시민들에게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20일 6·2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후보자들과 선거운동원들은 선거 유세가 허용된 20일 오전 6시부터 시내 주요 나들목과 교차로에서 이름 알리기에 바빴다.
반월당네거리, 7호 광장, 범어네거리, 남부정류장 네거리, 죽전네거리 등 달구벌대로 주요 교차로마다 선거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유세차량마다 쩌렁쩌렁 선거 로고송을 울려댔고, 이에 맞춰 운동원들은 일사불란하게 율동을 했다.
후보자들이 주요 교차로에 몰리면서 자리싸움도 치열했다. 8개 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면서 좀 더 빨리, 몫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범어네거리와 두산오거리에는 각 선거 캠프 운동원들이 전날부터 유세차량을 세워두고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도 했다.
A 교육감 후보 측은 "출근길 시민들이 가장 잘 보이는 자리를 고르기 위해 자체 교통량 평가를 마쳤고 전날에 선거 운동원이 자리를 미리 맡아 놨다"며 "퇴근길엔 반대편을 잡아 선거운동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색선거전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교육감 후보 B씨의 경우 오전 6시 대구 중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청소 발대식을 가졌다. 40여명의 운동원과 후보자가 빗자루를 들고 초교 구석구석을 청소하는 것으로 공식 선거전에 돌입한 것. B후보는"선거를 치르는 날까지 매일 학교 한 곳에서 청소를 하는 것으로 선거 운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구청장 후보 C씨는 지하철을 공략했다. 오전 7시 지하철에 올라 유권자를 접촉했다. C후보 측은 "거리 유세도 중요하지만 불특정 다수보다는 내실 있는 유권자를 노렸다"고 말했다.
구청장 후보 D씨 유세전은 제식훈련을 방불케 했다. 이날 범어네거리에서 지휘자의 구령에 맞춰 수십명의 선거운동원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인사, 율동, 피켓 흔들기가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었다.
직장인 강기훈(41·수성구 범물동)씨는 "시끄러운 음악 소리가 다소 귀에 거슬리는 감도 있지만 출근길 거리가 모처럼 활기차 보인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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