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 현장속으로] <8> 예천군

입력 2010-05-19 11:57:21

이현준 "도정경험 풍부" 김학동 "패기의 리더십" 윤영식 "CE

예천은 한나라당 후보 대 무소속 2명의 3파전으로 과열 양상을 띄고 있다. 온갖 소문이 난무하면서 민심이 갈라지는 분위기였다. 위쪽부터 이현준 한나라당 후보, 김학동 무소속 후보, 윤영식 무소속 후보 서상현기자
예천은 한나라당 후보 대 무소속 2명의 3파전으로 과열 양상을 띄고 있다. 온갖 소문이 난무하면서 민심이 갈라지는 분위기였다. 위쪽부터 이현준 한나라당 후보, 김학동 무소속 후보, 윤영식 무소속 후보 서상현기자

장이 선 예천상설시장 주변은 그야말로 북새통이었다. 자전거 행상을 하는 40대 상인은 "한나라당 후보하고 돈 많은 무소속 후보하고 누가 이길까 내기까지 한다"고 선거 분위기를 전했다.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이현준 전 경북도의원과 학원 사업으로 크게 성공한 무소속 김학동(47) 후보, 무소속 윤영식 후보 간 3파전이다.

특히 이곳은 경찰과 선관위가 과열·혼탁선거 지역으로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질 정도로 선거전이 뜨겁다. 후보들 간 마타도어(흑색선전)도 이미 정점에 달했다.

13일 개소식을 연 김학동 무소속 후보는 "예천은 12년간 큰 변화가 없어 개혁적 변화를 원하는 민심이 많다"며 "젊은 군수가 돼 예천을 바꾸겠다"고 했다. 예천 보문초·대창중·고교를 졸업한 김 후보는 "학교 선후배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다"며 "400가구에 달하는 경주 김씨 문중과 김해 김씨(모친·1천300여가구) 문중도 든든한 지지층"이라고 했다. 신언서판(身言書判)이 반듯하다는 평을 듣는 그는 연세대 독문과 출신이다.

김 후보는 공약으로 ▷군심(郡心) 통합 ▷인구 증대 ▷교육 수준 제고를 내세웠다. "과거 선거로 군 민심이 갈라진 것을 화합시키고 1억원 이상의 고소득 농가를 1천가구 이상 만들어 인구를 늘리겠다"는 그는 학원 전문가답게"고교 2곳을 최고 명문고로 만들고 기숙사 시설을 완비해 '교육 예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3선으로 곧 물러날 김수남 군수가 지원하고 있다는 후문도 있었다.

문중 싸움에는 윤영식(54) 무소속 후보도 만만찮다. 예천군에만 파평 윤씨가 1천300가구에 달한다는 얘기가 들린다. 윤 후보 사무실에 문중 화환이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었다.

윤 후보는 'CEO 출신 경제군수'를 외쳤다. 또 전 도의원으로 경북 농어업FTA대책 특별위원, 도청 이전 신도시 건설위원을 지낸 경력을 내세웠다. 윤 후보는 "예천에서 30년 기업 인생을 이어왔고 토박이로 각종 단체에서의 봉사 경력도 많다"며 "기업 인생 30년은 중앙부처와 도청 등 곳곳에서 네트워크가 굳건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3선 군수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김 후보를 겨눴고, "한나라당 여론조사 경선 과정에 대한 불신이 크다"며 한나라당 후보 또한 겨냥했다. 농가 소득을 위한 예산 투자, 노인복지, 예천문화벨트 조성 등을 공약했다.

이현준(57) 한나라당 후보는 자신의 도정 경험을 강조했다. 경북도의회 기획경제위원장, 도청 이전 특별위원장을 지낸 이 후보는 자신이 '안동·예천으로의 도청 유치 1등 공신'임을 부각했다. 그러면서 "군민들이 친김(김수남)이냐, 반김이냐를 묻는 데서부터 얼마나 양극화돼 있는지 알 수 있다"며 "김 군수가 동생인 김수철씨를 지난 총선에서 지원하면서 '김씨 왕국'건설을 노리는 과정에서 지역이 반목하게 됐다. 어떻게 하든지 군민 화합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혼탁선거를 주시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하루는 '돈선거가 자행되고 있다'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경찰에 신고, 출동했는데 현장을 잡지 못했다"며 "선거법 위반으로 몸살을 앓은 청도처럼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산업곤충특구로 지정된 예천군이 곤충의 메카로 거듭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후보 캠프를 중심으로 온갖 소문이 나돌았다. 모략 수준이란 느낌이 들 정도였다. '김수남 군수가 수렴청정(垂簾聽政)을 위해 김학동 무소속 후보를 지원한다''윤영식 무소속 후보는 결국 선거를 포기하고 도의원으로 돌아갈 것이다''문경시장 후보 공천 과정에서 파문을 일으킨 이한성 한나라당 국회의원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는 등의 얘기들이다.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커지면서 예천 바닥 민심을 흉흉하게 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사진설명= 예천은 한나라당 후보 대 무소속 2명의 3파전으로 과열 양상을 띄고 있다. 온갖 소문이 난무하면서 민심이 갈라지는 분위기였다. 사진은 이현준 한나라당 후보, 김학동 무소속 후보, 윤영식 무소속 후보

서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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