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담 정관 글/해조음 펴냄
#날마다 좋은 날/금담 정관 글/해조음 펴냄
'비 한 잔 차 한 잔 침묵의 가랑이 밑에 털석 주저앉아 한 마음도 내지 않고 혼자서 차를 마신다/빗소리는 숫컷을 부르는 암 고양이처럼 앙칼지기만 하다/아직도 내 마음은 비에 젖고 있다/찻잔을 때리는 눈물에 젖고 있다(시집 '날마다 좋은 날' 중)'
동화사 전 기획국장을 지낸 금담 정관 스님(현 대구 향림사 주지)이 시집 '날마다 좋은 날'을 펴냈다. 스님은 불국사 성타 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받았으며, 자운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받았다. 범어사 승가대학을 졸업했고 대구 운흥사, 청도 용천사 주지 등을 역임했다.
스님은 그동안 수필집 '여유'와 '산사에서 띄우는 풍경소리', 시집 '눈이 오시던 날''꽃비'등을 펴내며 승가의 독특한 문향(文香)을 선보였다. 이번 시집에 나타난 스님의 감성은 절집 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스님은 '비 한 잔'이라는 시에서 아직도 내 마음은 찻잔을 때리는 눈물에 젖고 있다고 읊조린다. 아마 청량한 여름날 절 앞 숲에 내리는 빗소리를 듣고 있었나 보다. 그런 스님은 수록시 '날마다 좋은 날'에서 '운문 큰 어른이 온 세상 사람들에게 친절히 물었다 지나간 어제 일들 고통과 괴로움 좌절 원망과 미움까지도 잘못된 삶에 대하여 질문 던질 필요 없다'며 초월한 자세를 보여준다. 절 담을 훌쩍 뛰어넘는다. 144쪽, 9천원.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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