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복지 실현, 대구시민 스스로의 힘으로…'

입력 2010-05-19 07:34:13

창립 40돌 맞은 가정복지회

5월은 가정의 달. 가정은 행복하고 건강한 사회의 원천이다. 1970년 창립한 가정복지회는 그 이름처럼 40년에 이르는 세월 동안 가정을 중심으로 한 지역 복지사업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위기가정을 지원하고 전문적인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개발, 실천함으로써 지역사회 복지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다.

▶행복한 가정=건강한 사회

가정복지회는 대구라는 한 지방 도시에서 1970년부터 현재까지 외국의 원조에 의존하지 않고 지역주민 스스로의 힘으로 복지사업을 펼치고 있다. 한국의 민간 사회복지사업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으며 우리나라 민간 지역복지단체들의 태동을 선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가정복지회는 외형적 확대보다는 내실있는 복지사업의 전개와 전문복지사업의 개발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이 같은 지역주민 참여정신은 외환위기 중에는 매일신문과 함께한 '기쁜날 이웃사랑'캠페인으로 1998년부터 2년 동안 대구경북지역의 실직 위기가정 2천100여 가정에 총 3억7천여만원을 지원했다.

'가정'을 기초 단위로 하는 지역복지를 중심으로 한 재가복지서비스를 전개함으로써, 우리나라 사회복지사업의 수준을 한 차원 높이는 계기도 마련했다. 뿐만 아니라 오늘날 정부의 사회복지사업의 기조가 되고 있는 '가족복지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복지사업'의 이상적인 실천상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철상 가정복지회 대표이사는 "사회복지서비스의 궁극적인 기초 단위는 가정"이라며 "행복한 가정이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신념으로 무너진 가정의 기초를 다시 세워 삶의 터전을 마련하고, 사회구조적인 빈곤으로 인해 자신의 힘만으로는 일어서기 힘든 가정에 경제적인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1970년대에만 약 2천가구 이상의 가정을 실질적으로 자립시킬 수 있었으며 1981년에 정부에서 선정한 전국 10대 모범사회복지기관에 선정되었고, 1983년에는 전국사회복지대회 봉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위기가정 지원에 최선

가정복지회의 사업은 매우 다양하다. 우선 위기가정을 지원하고 건강한 가정을 만들어가는 사업에 앞장서고 있다. 1995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위기가정지원센터를 열어 가족의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가족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각종 상담 및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위기가정지원센터에서는 문제 대처 능력 향상을 위한 개인 및 가족상담을 비롯해 표준화된 검사도구(FT)를 개발했으며 다양한 가족 행복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보건복지부 시범사업인 가족충격 완충망 운영지원사업을 통해 성폭력, 실종, 유괴, 학교폭력, 자살 등 외상적 피해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대구지역 가정을 돕기 위한 심리검사, 심리치료, 전문상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다문화 가정의 문제 해결을 위해 2007년부터 서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상담, 교육, 경제적 지원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

2005년부터 법정 기념일로 제정된 가정의 날(5월 15일)을 기념하는 다문화가정 합동결혼식, 부부사랑 가족사랑 걷기대회, 가족사랑 페스티벌 등 다채로운 행사들을 통해 시민들과 함께하는 가정복지회, 건강한 가정을 만들어가는 가정복지회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동 청소년 장애인 가족복지사업도 가정복지회의 주요사업. 아동 공동생활가정인 아이꿈터를 구미시에서 운영하고 있다. 2001년 문을 연 아이꿈터는 현재 6명의 아이들이 함께 생활하면서 희망을 만들어 가고 있다. 2001년부터는 저소득 가정의 청소년들이 경제적 문제로 학업을 포기해야 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엄복득장학복지기금'을 마련, 대학 전학년 동안의 학비를 지원하고 있다. 2010년 현재 총 47명의 장학생을 선발하여 25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웃 가정의 아픔도 치유하자

가정복지회는 고령화 시대에 적합한 다양한 노인복지프로그램을 개발해 현장에서 적용하고 있다. 1997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경로당활동지원센터를 개소해 여가활동 프로그램을 운영, 노인들의 여가활동을 지원하고 나아가 노년기의 삶의 질과 만족도를 향상시키고 있다. 또 2009년에는 '손순자효부상'을 제정해 전국에서 효부를 추천받아 6명의 효부가 한자리에 모여 뜻깊은 시간을 갖기도 했다. 노인 일자리 전문기관인 달서시니어클럽을 통해 백세기획(현수막 제작업체), 백세참기름, 할매국시 등의 사업장에서 노인들에게 유용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가정복지회는 이철상 대표이사를 비롯한 10명의 이사들과 2명의 감사가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0년 현재 297명의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요양보호사 등이 각자 맡은 자리에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또한 가정복지회와 운영 사업장에 총 1만9천여명의 자원봉사자가 등록되어 다양한 영역에서 자원봉사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6천400여명의 후원회원들이 가정복지회의 운영철학과 사업을 위해 십시일반 회비를 내며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가정복지회는 창립 40주년을 맞아 "Remember Family(가정을 기억하세요)"를 올해의 슬로건으로 삼았다. 내 가정뿐만 아니라 우리 이웃 가정의 아픔도 기억하면서 그들을 위한 나눔의 손길을 함께 펼치자는 뜻이다. 이 대표이사는 "해체 가정, 다문화가정, 노인가정, 해외위기가정을 위한 지원사업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지역주민들이 가정복지회를 통해 나눔과 사랑을 실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대현 사회2부장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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