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한 한나라 심판" "힘있는 여당후보를" 입씨름

입력 2010-05-17 11:56:23

대구시 기초단체장 혼전예상지 진단

후보등록 후 처음 맞이하는 주말 선거전이 뜨거웠다. 초반전 구도도 거의 윤곽을 잡아가고 있다. 31개의 대구경북 기초단체장 선거 가운데 두 자리수 이상 지역이 격전지로 분류되고 있다.

◆대구

▷서구

서중현 서구청장 후보를 구심점으로 하는 무소속 후보들이 16일 무소속연대 결의대회와 기자회견을 갖고 필승을 다짐하자 17일에는 강성호 한나라당 서구청장 후보가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어 맞불을 놓았다.

먼저 서구 지역 무소속 후보들은 16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참석자들은 "이번 선거의 의미는 오만한 한나라당을 심판하고 낙후된 대구와 서구의 발전을 촉진하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서 후보를 비롯한 10명의 무소속 후보들은 이날 대표 공약 한 가지씩을 약속했고, 당선되면 서로 긴밀히 연대해 공약을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참석한 무소속 후보는 서 후보와 대구시의원 선거에 출마한 김재국·오세광 후보, 구의원 선거에 출마한 배이희·김성진·김재진·위용복·강남섭·이원길 후보 등이다. 서 후보는 "무소속 후보들이 서로 후보들의 공약 보증을 서는 것"이라며 "본선에서도 이같은 자리를 마련해 결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강성호 서구청장 후보는 17일 오전 김범일 대구시장 후보와 홍사덕 국회의원 그리고 서구 지역 당직자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갖고 필승의 의지를 다졌다. 이 자리에는 서구 대구시의원 선거에 출마한 김의식·이재화 후보, 구의원 선거에 나선 김진출·안영철·김용환·박진홍·김동원·임태상·조영래·김일동·김준범·서병택 후보 등 서구 지역의 한나라당 후보들이 총출동했다. 강 후보는 "교육 여건과 주거환경의 측면에서 서구를 밑바닥부터 완전히 재창조할 것"이라며 "집권여당의 힘을 최대한 발휘하고 홍사덕 의원님과 호흡을 함께 해 대규모 재원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수성구

한나라당 이진훈 후보와 무소속 이기운 후보 그리고 무소속의 김형렬 후보 등 3명이 등록했다. 판세는 이진훈 대 김형렬 2파전 양상이다.

이진훈 후보는 15일 주호영 국회의원 겸 특임장관과 김범일 대구시장 후보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가졌다. 이 후보는 중국 고사 '만절동류(萬折東流)'를 인용해 "황하강이 만 번을 꺾여도 결국 동해로 흘러들어 가 듯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반드시 구청장에 당선돼 정의가 살아 있음을 증명하고, 클린 구청장으로서 수성구를 교육도시의 명성을 넘어 대한민국 대표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주 장관은 "일 잘하는 구청장, 깨끗한 구청장, 편 가르기를 하지 않는 구청장을 원한다"며 "이 후보에게도 공천이 확정된 후 세 가지를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는 김형렬 후보의 전략은 한나라당 공천의 부당성과 검찰의 정치 개입 문제를 적극 홍보하며 자신이 정치적 희생물이라는 점을 부각하는 것이다. 김 후보는 또한 자신의 정치적 성향이 친박임을 부각시키며 한나라당 지도부를 구성하고 있는 친이파에 의한 친박파 탄압으로 몰고가는 전략도 숨기지 않고 있다. 김 후보측은 이런 기조 아래 선거운동을 통해 검찰의 부당한 수사와 기소를 널리 알리고 한나라당 공천 과정의 잘못을 강조하는 홍보전에 진력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4년간 대과없이 구정을 이끌어온 현역 프리미엄을 더한다면 승산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달성군

한나라당 이석원 후보와 국민참여당 김건수 후보, 무소속 김문오 후보 등 3명이 등록했다. 한나라당 대 무소속 맞대결 구도로 짜이고 있다.

'이종진을 잡아라'는 구호처럼 달성군수 선거의 초반전 키는 이종진 현 달성군수가 잡고 있다. 달성의 터줏대감으로 불리는 박경호 전 군수가 이 군수의 불출마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소문이 파다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군수의 텃밭인 다사와 하빈 지역 공략에 한나라당 이 후보가 애를 먹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여기에 달성 전역에 걸친 박 전 군수에 대한 피로감과 거부감이 선거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이야기도 무소속 김 후보를 한껏 고무시키는 호재다.

한나라당 이 후보는 박 전 군수에 초점이 맞춰지는 선거 기류를 거부한다. 박 전 군수가 나선 것이 아니라 '한나라당 후보는 이석원'이라고 강조한다. 자신과 박 전 군수는 완전히 다른 존재라는 점도 부각시키며 선거운동에 임하고 있다. 특히 이 후보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라는 병풍을 철석같이 믿고 있다. 어버이날 한 차례 다녀간 박 전 대표가 20일 이후 달성에 상주할 것이라는 소문은 이 후보에게는 천군만마(千軍萬馬)다.

때문에 무소속의 김 후보는 '반 박경호'지만 박 전 대표의 대업(大業)에 헌신할 것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유명 방송인이면서도 지난 달성군수 선거에서 떨어졌던 김 후보가 이번에 설욕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치부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