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렬 눈도장 '콱' 황재원 '아슬아슬'

입력 2010-05-17 10:41:00

'이승렬 웃고, 황재원 울고….'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에서 최종 엔트리 확정을 눈앞에 둔 한국 축구대표선수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6월 11일 개막하는 2010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할 한국 대표팀의 최종 엔트리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이날 평가전에서 이승렬(서울)은 후반 선제 결승골을 작렬시키며 허정무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후반 21분 이동국(전북)을 대신해 교체 투입된 이승렬은 25분 과감한 중거리슛으로 슈팅 감각을 조율한 뒤 후반 28분 염기훈의 백헤딩 패스를 받아 차분하고 자신감 있는 드리블로 수비수를 제치고 왼발로 슈팅, 닫혀 있던 에콰도르의 골문을 열어젖혔다.

구자철(제주), 김보경(오이타), 황재원, 신형민, 김형일(이상 포항), 강민수, 조원희(이상 수원), 김치우(서울) 등과 함께 최종 엔트리 경계선 위에서 살얼음판을 걷고 있었던 이승렬은 이날 평가전의 활약으로 박주영(AS모나코)-이근호(이와타)-이동국-안정환(다롄)으로 이어지는 공격수 부문 엔트리 경쟁에 마지막 불을 지폈다.

최종 엔트리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던 염기훈(수원)과 오범석(울산)도 선발 출장해 공수에서 활약을 펼치며 남아공행 티켓을 예약했다. 염기훈은 '언제 부상 공백이 있었느냐'는 듯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며 상대 문전을 위협했다. 전반 37분 이동국의 크로스를 헤딩 슛으로 연결, 골대를 맞아 결정적인 기회를 날렸지만 여러 차례 위협적인 슈팅을 날렸다. 오범석도 안정적인 수비와 적극적이고 위협적인 공격 가담으로 허정무 감독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동진(울산)도 베테랑다운 안정된 수비를 펼쳤고, 이운재(수원)를 대신해 골문을 지킨 골키퍼 정성룡(성남)도 몇 차례 실점 위기를 막아내는 등 좋은 킥력과 무난한 수비로 이운재와의 주전 경쟁 가능성을 높였다.

이동국은 골을 터뜨리지 못했으나 위협적인 슈팅과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 박수를 받았다. 이동국은 후반 15분 김재성의 크로스를 살짝 방향을 바꿔 왼쪽 골문을 노렸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회심의 슈팅은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득점으로 기록되지 못한 채 이승렬과 교체됐다. 김재성도 이날 선발 출전해 여러 차례 슈팅과 몸을 사리지 않는 적극적이고 부지런한 플레이를 펼치며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후반 37분 다리 부상으로 실려 나갔다. 후반 36분 교체 출전한 김보경은 후반 39분 이청용(볼턴)과 일대일 패스를 주고받으며 한국의 쐐기골에 힘을 보탰지만 평가를 받기엔 출전 시간이 짧았다.

중앙 수비수로 교체 출전한 황재원은 후반 17분 공을 걷어낸다는 것이 헛발질해 결정적 실점 위기를 자초하는 등 어이없는 실수로 허정무 감독 앞에서 가슴을 졸여야 했다.

최종 엔트리 경쟁이 절실한 김형일과 강민수, 조원희(수원), 김치우(서울) 등은 이날 경기에 뛰지 못해 엔트리 포함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졌다.

한편 한국 대표팀은 이날 경기 후 남아공 월드컵 출정식을 가졌다. 대표팀은 예비 엔트리 30명 중 4명을 탈락시키고 예비 선수 3명을 포함, 26명의 선수와 함께 22일 일본으로 출국해 24일 일본, 30일 벨라루스, 6월 3일 스페인과 평가전을 치른 뒤 최종 23명의 선수와 함께 6월 5일 남아공에 입성한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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