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사자 '혹독한 신고식'…정인욱 첫 선발 13실점

입력 2010-05-15 09:27:21

삼성, 넥센에 5대 18로 져 3연패 수렁에

14일 프로 데뷔 후 첫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삼성 라이온즈 정인욱이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4이닝 동안 9피안타(1홈런) 13실점(8자책)하며 쓴맛을 단단히 봤다. 삼성은 흔들리는 선발진에 긴급 투입한 정인욱마저 초반에 무너지면서 5대18로 져 3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지난해 대구고를 졸업한 프로 2년차 정인욱은 구위가 좋고, 두둑한 배짱을 가진 기대주. 이달 4일 롯데전에서 선발 차우찬이 2회 난타를 당한 상황에서 생애 첫 1군 무대에 오른 정인욱은 씩씩하게 볼을 던졌다. 0대3으로 뒤진 2회 2사 만루에서 정인욱은 롯데 홍성흔을 상대로 풀카운트에서 시속 141㎞짜리 직구를 몸쪽에 꽂아넣으며 1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했다.

대구고 3학년이던 2008년, 청룡기와 봉황대기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MVP를 차지했던 경험은 만원 관중 속 프로 데뷔 무대에서 빛을 발하며 "부담되는 상황에서도 제 공을 던질 줄 안다"는 칭찬을 이끌어 냈다. 그래서 첫 선발 무대에서도 뭔가 보여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기쁨은 5타자로 만족해야했다. 2회 투아웃까지는 나무랄 데 없었다. 1회 삼진 2개를 잡으며 상큼하게 출발한 정인욱은 2회 2사 후 넥센 클락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너지기 시작했다. 주자가 나가자 제구가 흔들리며 강정호, 유선정에게마저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2사 만루에서 황재균, 장기영, 김민우, 유한준에게 연속 4안타를 허용하며 2회에만 6실점했다.

3회에도 황재균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맞으며 한점을 더 허용한 정인욱은 4회에 볼넷과 안타로 2실점한 뒤 실책 등으로 만들어진 2사 만루에서 황재균에게 만루홈런을 맞고 '녹다운'됐다.

정인욱이 초반부터 난타를 당했지만 삼성 선동열 감독은 4회를 마무리할 때까지 마운드에 그를 세웠다. 기울어진 승패에 연연하기보다, 실컷 맞는 경험을 통해 앞으로의 마운드 운용을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도록 하는 쪽을 선택한 것이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프로야구 전적(14일)

삼 성 000 111 101 - 5

넥 센 061 622 10X - 18

△승리투수=김상수(1승2패) △패전투수=정인욱(1패) △홈런=황재균 1호(4회4점) 송지만 6호(5회2점,넥센)

KIA 5-3 한화

두산 12-8 SK

롯데 4-3 LG 

◇ 15일 경기 선발 투수

구장 팀 선발투수

잠실 LG 박명환

롯데 장원준

목동 넥센 금민철

삼성 나이트

문학 SK 카도쿠라

두산 왈론드

대전 한화 유원상

KIA 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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