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전 2년 연속 2회 본선, 바둑리그에도 뽑혀
10일 열린 1회 올레 KT배 본선 1라운드 백대현 7단과 박영롱 아마7단의 대국은 관심이 가는 대국이었다. 박영롱은 그때까지 프로기사를 상대로 8승 2패를 기록하며 화제의 주인공으로 떠올랐고 더구나 최철한 같은 정상급에게도 이겼다. 백 7단도 직전까지 11연승 중이었는데, 결과는 박영롱의 1집반승. 백대현 7단에게 국후담과 그의 바둑 이야기를 들어봤다. 백 7단(32)은 대구 출생으로 94년 입단했으며 유망주로 활약하다 군 복무 후 주춤했으나 최근 11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본지에 여류명인전 등 관전기를 집필 중이다.
- 우변 흑이 살면서 불리해졌다는 평도 있고, 바꿔치기가 좋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었다.
"돌아와서 다시 복기해 봤는데 형세는 나쁘지 않았고, 그 뒤 공격에서 착각이 있었어요. 초읽기 상태여서 그만 범실을 한 겁니다. 군입대 전만 해도 속기전 성적이 좋았는데, 이제는 시간이 긴 바둑이 더 편합니다."
- 요즘 화제인 박영롱과 직접 부딪혀 본 느낌은?
"프로로서 손색이 없는 기량입니다. 사실 3조 이내 연구생의 실력은 프로죠. 아까운 인재들인데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아 아쉬운 실정입니다."
- 그래도 프로의 관문을 뚫는 현실적 절차도 무시할 수 없지 않은지.
"프로는 실력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실력으로 평가 받는 무대가 많아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 2005년에는 대국 기록이 전혀 없는데…
"한동안 군인 신분으로는 시합 바둑을 둘 수 없는 때가 있었고 입대한 지 8개월 후부터는 군종(軍宗·백 7단은 독실한 크리스천임)으로 복무했기 때문에 16개월 정도 대국을 못했습니다."
- 프로기사에게는 군 복무 기간이 큰 고비인데 지난해 전적이 28승 12패(승률 70%)로 좋았다. 기량 회복이 다 된 것인가?
"많이 회복했지만, 자신감이 더 필요합니다. 세계 기전에도 올라가고 했지만 정작 본선 성적은 아쉽습니다. LG배는 인연이 깊은(통산 4회 본선 진출) 기전인데, 올해는 8강 정도 진출하고 싶습니다."
- 올 들어 기록한 11연승에는 '중국의 마왕' 치우쥔(邱峻)을 낚은 대어급 기록도 있는데, 그때 감상은?
"반상에 임할 때는 아직 누구에게도 진다는 마음이 없습니다. LG배 예선(4회전)이었는데 상대가 이창호 9단도 꺾은 강자라 쉽지 않았지만 그 판도 마찬가지였어요. 다음날 강창배 초단에게 이겨 본선을 확정 지은 후에야 기쁨이 몰려 왔습니다."
- 대국 외에도 도장 운영과 TV 해설은 물론, 관전 필자를 겸하는 등 활동이 많다.
"TV 해설은 현재 스카이바둑에 고정 프로그램이 있고 바둑TV에도 가끔 나갑니다. 글쓰기에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데 애독자분들께서 좋게 봐 주시기 바랍니다. 작년에 바둑 도장을 맡고부터는 개인 시간이 없어질 정도로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저와 임순택(5단) 사범님, 류재형 8단이 연구생 16명을 가르치고 있으며 여자연구생 1조 학생도 있는 만큼 빠른 시일내에 입단자를 배출하고 싶습니다."
- 올해 목표라면?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습니다. 올해 선수로 뽑힌 한국바둑리그에서도 높은 승률을 올리고 싶고 기사랭킹으로도 30위권에는 진입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 목표치가 상당히 높은 느낌이다.(웃음) 삶의 절반(만 16년) 이상을 프로기사로 살아온 셈인데, 어떤 기사로 평가받고 싶은지?
"열정이 있는 기사라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도전의식을 갖고 노력하는 기사로 남고 싶습니다."
- 인사하고 싶은 대구분이 있다면?
"이재윤 협회장님입니다. 보여주신 관심이 많은 격려가 되었습니다. 고향 바둑팬들께도 감사의 인사 올립니다."
몇몇 일류기사를 예외로 한다면, 나이 서른이 프로기사에게 하나의 벽으로 다가온 시대. 천재들에, 명민한 신예들에, 기세 탄 아마추어에 밀려 존재감이 희미해진 기사들이 적잖다. 서른이 넘어 승부의 무대에서 다시 일어선 백대현 7단이 반가운 것도 그 때문이다. 그의 열정대로라면 그는 상당히 오래 활약하는 기사가 될 것 같다.
[한국기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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