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스런 성상담] 밀월성 방광염

입력 2010-05-13 14:13:16

바야흐로 5월은 결혼의 계절이다. 연예계 톱스타들의 결혼이 줄을 잇고, 예식장마다 하객이 넘쳐난다. 주말에 거리를 지나다 보면 흰 장갑과 오색 풍선, 색종이가 펄럭이는 자동차 행렬이 자주 눈에 띈다. 갓 결혼한 신랑신부와 친구들의 행렬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그들의 행렬을 볼 때마다 차창 속에서 활짝 웃는 신랑과 신부는 과연 부부 관계를 제대로 할까 하는 의문이 먼저 스치곤 한다. 얼토당토않지만 유감스럽게도 현실로 나타나는 경우가 간혹 있다.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신부가 소변이 자꾸 보고 싶고, 참기가 어렵고, 배뇨시 통증 때문에 화장실에 가기가 겁난다는 게 대표적 사례다. 성병이 아닌가 싶어 신랑의 과거를 의심스러워하는 경우도 본다. 이런 증상은 대개 성생활을 시작한 시기나 결혼 초에 성관계 횟수가 잦아진 여성들이 보이는 급성 방광염의 증상이다. 이를 보통의 방광염과 구별해 밀월성 방광염이라고 부른다.

여성에서 흔히 나타나는 이유는 여성의 회음부와 질의 특성 때문이다. 회음부와 질에는 정상적으로 장내 세균이 자라고 있다.

또 해부학적으로 볼 때 여성의 요도는 약 5㎝로 25㎝ 안팎인 남성에 비해 훨씬 짧기 때문에 세균이 쉽게 방광으로 올라가 염증을 일으킨다. 요도가 항문과 근접해 장내세균에 감염될 확률 또한 높다. 따라서 여성은 첫 성생활에서 초보 남편에 의해 항문 및 질 주위에 상주하고 있는 세균이 방광에 침습해 급성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경우 약 3일간의 단기 항균 요법으로 치유될 수 있으므로 안심해도 된다. 다만 자주 증상이 일어나는 경우 성관계 전후에 소변을 보게 되면 나쁜 세균을 배출해 방광염을 예방할 수 있다. 평소에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정희창(영남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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