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판매, 작년보다 26%↑… 등록률 12.3%, 전국평균 넘어
회사원 김정희(32'여)씨는 최근 '애마'였던 경차를 팔고 다시 새 경차를 샀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기도 했지만 기름을 적게 먹고 세금과 주차비 등 각종 혜택도 많은 경차의 매력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중고차 시세도 좋아서 860만원을 주고 샀던 차를 4년 후에도 600만원이나 받고 팔았다. 김씨는 "무리를 해서라도 2천cc급 중형차를 살 수도 있었지만 경제적인 경차를 선택한 데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차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경제성을 중요시하는 실속파 소비자들이 늘고 고유가와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경차 판매가 속도를 올리고 있는 것.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대구에서 판매된 경차는 2천29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천820대에 비해 26%(475대) 증가했다. 기아 모닝이 1천540대 판매됐고, GM대우 마티즈 크리에이티브가 755대 팔렸다.
대구시에 등록된 경차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대구시 차량등록사업소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시에 등록된 배기량 1천cc 미만의 경차는 10만9천62대로 올 1월 10만7천152대에 비해 1천910대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천364대 증가한 것에 비해 증가율이 40%나 높다.
특히 대구의 경차 판매 비중은 전국 평균에 비해 높다. 불황의 그늘이 유난히 짙은 지역 사정상 가격과 유지비가 부담스러운 준준형급 이상 차량 대신 경차를 선택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 올해 대구의 등록 차량 중 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2.3%로 전국 평균치 11.0%에 비해 높다.
경차의 인기 상승은 전국적인 현상이다. 올 1∼4월 국내에서 판매된 경차는 총 5만1천90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3% 늘었다. 이는 대우 티코가 경차 시장의 문을 연 1992년 이후 최고 실적이다. 특히 지난달 모닝 판매량은 1만257대로 2004년 2월 출시 이후 처음으로 월 판매 1만대를 넘어섰다. GM대우 마티즈는 구형을 포함해 5천61대가 주인을 찾았다. 이 같은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올해 국내 시장에서 경차 판매량은 15만6천여대로 지금까지 최다 판매량을 기록한 1998년 15만172대를 넘어 사상 최대치가 될 전망이다.
경차의 인기 비결은 계속되는 경기 침체에다 기름값이 꾸준히 오르기 때문이다. 최근 '세컨드카'(자녀 통학, 근거리 이동, 쇼핑 등을 위해 기존 차량 외에 추가로 구입하는 차량) 열풍이 불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혜택이 많은 경차를 찾는다는 것. 경차는 개별소비세와 취득세, 등록세 등 각종 세금이 면제되고 고속도로통행료, 공영주차료, 혼잡통행료 등이 50% 할인된다.
기아차 관계자는 "대구의 경차 판매 증가는 대구 사람의 소비성향이 불경기가 계속되면서 실속형으로 변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다양한 편의 장치와 개선된 안전도 등 경차의 상품 가치가 높아진 점도 이유"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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