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구청장 후보 탈락 김형렬·공천 이진훈 설전

입력 2010-05-11 10:20:56

"계파갈등 희생양"-"공천 승복하라"

대구 수성구청장 선거 구도가 복잡하게 진행되고 있다. 공천 내정이 취소된 김형렬 수성구청장이 10일 한나라당을 탈당,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고, 이한구 국회의원과 대구시당 공천심사위가 최고위원회의를 강하게 비난했다. 중앙당 공심위로부터 공천을 내정받은 이진훈 전 대구시 기획관리실장은 김 청장의 후보 사퇴를 주장하고 있고, 주호영 국회의원도 침묵 모드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김형렬 대 이진훈=김 청장은 10일 "한나라당 후보 선정이 결국 계획된 시나리오로 마무리됐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이것을 기획한 분이 누구인지, 배후 인물이 누구인지는 여러분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특정인 음모설을 제기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공천에서 탈락했다"며 친이, 친박 갈등의 희생양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동시에 자신을 배제한 최고위원회의를 직접 겨냥해 "정몽준 대표에 대해 대표직무정지 가처분신청을 하고, 최고위 결정효력 정지가처분 소송도 내겠다"고 밝혔다. 이 전 실장에 대해선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이 전 실장은 당의 공천에 승복하고 후보를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자신을 성장시키고 키워준 어머니의 등에 비수를 꽂는 전형적인 정치꾼의 모습을 보았다"며 "오만방자와 후안무치의 극치"라고 김 청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있지도 않은 음모론과 배후론을 거론하며 선거를 진흙탕으로 만든 당사자"라며"억지 주장을 중단하고 당의 정당한 공천에 승복하며 수성구민에게 사죄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실장 측은 12일 최고위원회의가 공천을 최종 결정하면 김대현 전 대구시의원 등 경쟁 후보들과 한나라당 지지층의 협력을 받기 위한 노력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한구 대 주호영=이한구 의원은 10일 이명규 의원을 제외한 대구시당 공심위원들과 공동으로 수성구청장 후보 심사 절차와 관련해 최고위원회의에 강하게 항의했다. 이 의원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런 식의 공천이면 다음 선거부터 정권 실세가 공천주기 싫으면 며칠 전 기소하면 그만"이라며 "선거는 공정해야 하는데 뒤엎고 번복하면서 특정인을 미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수성구청장 공천과 관련해 ▷최고위의 당헌·당규 절차 무시 ▷주민 여론 무시 ▷검찰 선거의 선례 ▷공심위의 존재 무시 등 문제점을 거론했다.

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성구청장 공천 문제에 대해 설명했다. 엎치락뒤치락했던 공천 혼선이 친이와 친박 간 계파 갈등에서 비롯된 문제가 절대 아니라고 했다. 주 장관은 "대구시당 공심위가 김 청장을 내정했을 때 나는 반대하지 않았다"며 김 청장 공천 배제의 배후설을 일축했다. 다만 주 장관은 이한구 의원이 제시했다는 '무(無)공천'카드에 대해 책임있는 공당으로서 후보를 반드시 내야 한다는 입장은 밝혔다고 했다. 주 장관은 "공심위가 막판에 이 전 실장을 공천하는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유정복 의원이나 다른 핵심 친박 의원 등도 동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성구청장 공천이 친이-친박의 계파 갈등과는 관계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천된 후보가 당선되도록 하는 것이 당인의 도리다. 해당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며 당내 일각에서 이는 김 청장 지원 움직임에 대해 경고(?)했다.

서명수·이창환·서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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