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행복한 특색있는 학교' 우리가 꿈꾸는 미래 100년

입력 2010-05-11 07:37:24

개교 100주년 대구자연과학고

대구자연과학고 생물과학과 3학년 학생들이 6일 오후 실습실에서 화훼 원균의 배양 및 증식 실험을 하고 있다.
대구자연과학고 생물과학과 3학년 학생들이 6일 오후 실습실에서 화훼 원균의 배양 및 증식 실험을 하고 있다.

전문계 고등학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중학생들의 전문계고 기피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데다 최근 들어 졸업 후 취업문이 점점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정부가 고교 다양화 프로젝트를 추진해 자율형 사립고와 기숙형 공립고, 마이스터고 등에 대한 다양한 육성책을 내놓으면서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특히 이들 특목고들이 특화된 교육프로그램으로 우수학생 유치에 성공하고 있어 '좋은 대학 희망학과에 진학시키려는 현실적 목표'에서조차 점차 멀어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특색 있는 학교 만들기' 사업을 통해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하고 있는 학교가 있다. 10일 개교 100주년을 맞은 대구자연과학고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프로그램으로 학생, 학부모 등 교육 수요자 모두가 만족하는 교육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가 주관하는 '특색 있는 학교 만들기 선도학교'에 선정된 대구자연과학고를 찾아 전문계고의 활로를 찾아봤다.

대구자연과학고의 첫 수업은 오전 7시 40분이면 시작된다. 8시 20분부터가 1교시 정규수업이지만 그 전까지 학생들은 학교 측에서 제공하는 독서 프로그램을 비롯해 외국어 시청각, 한자 활용, 체력향상과 건강 증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이 학교가 지난 3월부터 학생들의 아침시간 활용을 위해 시작한 '즐거운 아침을 여는 조기 자율학습'이다. 학생들에게 부담스럽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활동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수학이나 영어 문제풀이 등 타 고교에서 볼 수 있는 자율학습시간과는 가장 큰 차이점이다. 자율적인 분위기 정착을 위해 학생 도우미들이 학생들의 학습을 돕는다. 동기부여를 위해 학교 측도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에게 상점을 부여하고 시상한다.

교과지도는 혁신에 가깝다. 전체 6개 학과 중 응용화훼과, 바이오식품과, 생태조경과, 생물과학과 등 4개학과를 특성화시켜 현장, 실습 중심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실험실습과 관련된 연간 계획을 사전에 수립, 학생들은 교육 전과정에 대해 단계적인 맞춤형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또 교과목 간, 학년 간 연관성 있는 지도로 심화학습이 가능하다. 관련 자격증 취득을 위한 교재나 정보 등 다양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생물과학과 3년 예지양은 "생물과학과는 전국에서 유일한 학과로 누구도 배우지 않는 길을 간다는 자부심이 든다"며 "이론과 실습이 접목된 수업으로 대학 수업 못지않은 이론과 체험을 쌓고 있다"고 했다. 같은 반 정훈군은 "이론보다 실습 수업이 많아 자신의 적성을 알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고 수업에 호기심도 생긴다"고 좋아했다.

교과외 생활지도에서도 특성화를 적용했다. 매일 조회와 종례시간을 활용해 예절, 안전, 생활지도에 나선다. 3개 영역에서 3분간의 짧은 훈화 교육에 불과하지만 효과는 예상외로 크다. 박재완 교감은 "비록 하루 3분에 불과한 훈화 교육이 학생들의 건전한 생활습관 형성은 물론 면학분위기 조성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 학교에서는 철마다 다양한 체험행사가 열린다. 자연환경 체험교육을 통한 즐거운 학교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봄에는 '봄의 향연', 여름에는 '농생명체험학습', 가을에는 '국화대제전' 등 학생과 학부모, 지역주민들이 함께하는 축제가 열린다. 이 행사를 통해 학생들은 행사에서 직접 농기계를 운전하고, 자신이 기른 꽃을 전시하며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현장에서 적용하고 활용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또 수목원과 자연탐방로, 관찰학습원 등 학교 시설을 항상 개방하고 있다. 학생이나 지역 주민들이 시간에 구애없이 언제든지 체험학습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학교 김홍주 교장은 "아름다운 교정을 자연체험장으로 삼아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즐거운 학습 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창의적인 직업 탐구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욕구와 흥미에 맞는 자기주도적 학습 태도를 배울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사진·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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