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11시
아일랜드의 한 청년이 무고하게 아일랜드공화국군(IRA) 소행인 폭탄 테러 혐의로 입건돼 징역 15년을 살다 무죄를 선고받은, 1975년 실제 발생했던 '제리 콘론 사건'을 영화화했다. 영화는 44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금곰상을 수상했다.
1974년 10월 어느 날, 잉글랜드 길퍼드의 한 술집에서 끔찍한 폭탄 테러가 발생해 5명이 사망하고 75명이 중상을 당하게 된다. 당시는 영국과 북아일랜드의 독립을 주장하는 IRA가 정치·군사적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던 시절이었다.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고철 좀도둑질을 하다 아버지의 주선으로 잉글랜드로 건너간 제리 콘론(다니엘 데이 루이스 분)은 일정한 거처없이 히피들과 어울리다 엉뚱하게 이 폭탄 테러의 범인으로 몰리게 된다.
협박과 고문에 못이긴 제리는 결국 허위진술서에 서명하고 급기야 아버지까지 공범으로 지목돼 같은 교도소에 수감된다. 종신형을 선고받은 제리는 감옥에서 IRA 고위 인사를 영웅처럼 떠받드는 등 좌충우돌하지만 진정한 영웅은 자기 아버지였음을 차츰 깨닫게 된다. 시간이 흘러 아버지는 결국 옥중 사망하고 이에 격분한 제리는 영국인 변호사 가레스의 도움을 받아 아버지와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일어선다.
짐 쉐리단 감독은 영국과 아일랜드 사이의 정치적 긴장관계에 함몰되지 않으면서 아버지와 아들의 기나긴 오해와 화해, 그리고 그 사이에서 얻게 되는 개인의 성장과 성숙의 드라마를 훌륭하게 이끌고 있다. 짐 쉐리단과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아버지의 이름으로'이전에 이미 '나의 왼발(1989)'로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모든 감독들이 선호하는 '연기파' 배우의 표본이다. 특히 감옥신에서 보여주는 그의 모습과 연기는 마치 실제의 모습을 담아낸 것처럼 단연 압권이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촬영 당시 사실적인 연기를 위해 실제로 며칠씩 잠을 안 자고 금식을 하며 독방에서 생활하는 등 극중 인물 제리 콘론이 되어 살았다. 영화가 담고있는 내용과 배경 때문인지 아일랜드 출신의 세계적 록스타 U2와 시네드 오코너 등이 참여한 사운드 트랙도 놓칠 수 없다. 1993년 작, 방송 길이 133분. EBS 8일 오후 11시 방송.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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