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들여다보기] 세계4대뮤지컬 (1)뮤지컬의 신화 <캣츠>

입력 2010-05-06 11:24:53

4대 뮤지컬의 시작이자 신화로 불리는 '캣츠'로 초대

뮤지컬 이야기를 하면서 세계 4대 뮤지컬 이야기를 빼놓을 순 없다. 은 작품성과 흥행은 물론이고 작품의 영향력도 세계적이다. 국내에서도 뮤지컬이 산업으로 성장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4대 뮤지컬의 시작이자 뮤지컬의 신화로 불리는 이야기부터 시작해보자.

◆뮤지컬의 새로운 역사를 쓰다

영국의 대문호 T.S.앨리어트의 시(詩)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를 토대로 만든 뮤지컬이다. 누구나 알기 쉬운 고양이 캐릭터를 인생에 비유해 극에 대한 자세한 이해 없이도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녀 국적을 초월해 인기를 누려왔다. 1981년 영국에서 초연된 이후 21년 동안 세계 30여개국 300여개 도시에서 6천5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오페라의 유령에 1위 자리를 내주기 전까지 최장기 흥행 기록 등 뮤지컬의 신기록을 모두 가지고 있던 작품이다. 국내에서의 흥행 성적도 눈부시다. 2001년 이후 수차례에 걸친 내한공연에서 90% 이상의 높은 객석 점유율을 기록하며 한국 뮤지컬의 흥행역사를 다시 쓰기도 했다. 그리고 2008년 9월에는 한국 배우들이 우리말로 공연하는 최초의 정식 한국어 버전 공연을 함으로써 세계에서 15번째로 자국 언어로 공연하는 위업을 이루어냈다.

◆초기에는 불후의 명곡 '메모리'가 없었다

20여 곡에 이르는 뮤지컬 넘버는 고양이들의 독특한 삶만큼이나 다양한 곡조로 감상의 풍부함을 더해주는데, 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곡이 바로 그리자벨라가 부르는 '메모리'다. 이 노래는 의 주제곡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초기 제작 단계에는 이 노래가 빠져 있었다. 본격적인 공연에 앞서 작곡된 노래들을 선보이던 날, 웨버는 엘리어트의 부인으로부터 비공개 시 몇 편을 전달받게 되는데 연출가 트레버 넌이 클라이막스가 부족하다고 재촉하자 그날밤 단숨에 '메모리'를 완성했다. 다음날 웨버가 이 노래를 들려주자 트레버 넌은 흥분하며 "오늘이 며칠이고 지금 몇 시인지 기억하시오. 당신들은 지금 세계가 놀랄 만한 명곡을 들었습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이 노래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등 유명 가수들에 의해 전 세계에서 180여 차례나 레코딩되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감상 포인트

는 기승전결의 개연성 있는 드라마가 아니라 시에 음악을 입히다 보니 가사를 들어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캣츠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사전 준비가 꼭 필요하다. 노래와 스토리가 귀에 익을수록 참맛을 느낄 수 있는 뮤지컬이 다. 바람둥이, 마술사, 역무원 고양이 등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만 알아도 공연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실제 고양이를 연상케 하는 배우들의 춤과 대사가 없을 때도 쉼 없이 계속되는 고양이들의 움직임을 놓치지 말자. 공연장엔 제시간에 도착하고, 인터미션 시간에도 빨리 용무를 마치고 극장으로 들어가자. 공연 시작과 함께 고양이들이 객석 여기저기서 튀어 나오고 인터미션 시간에도 고양이들이 쉬지 않고 관객들에게 다가가 장난을 걸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연 예매시에는 고양이들의 이동경로인 통로 좌석이나 앞자리를 선점하는 것이 좋다. 를 100번 이상 본 열혈 마니아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 관객은 매회 다른 등급의 좌석에서 한 고양이만을 주시하며 공연을 관람했다고 한다. 필자도 수십 번 보았지만 보면 볼수록 맛깔스러운 뮤지컬이 다. 젤리클 고양이들의 축제에로의 초대는 언제나 즐겁다.

최원준(㈜파워포엠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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