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스포·레포츠] 리틀 야구

입력 2010-05-06 11:35:08

"공부냐 운동이냐 양자택일할 필요 없이 야구 즐길 수 있는 장점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초등학생들이 야구를 배우려면 학교 야구부에 들어가야만 했다. 그것도 아무나 원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었다. 어느 정도 운동 소질을 보여야 가입이 허용됐다. 야구부에 들어가면 운동에만 열중해야 했고, 공부는 뒷전으로 밀렸다. 학교 야구가 선수 양성에 초점이 맞춰진 탓이다. 취미로 야구를 하기는 쉽지 않았다. 아이들은 끼리끼리 운동장 구석에 모여 야구를 했다. 야구 규칙도 제대로 모른 채 공을 주고받으며 어설프게 방망이질을 하는 수준이었다.

리틀 야구는 학교 야구와 동네 야구의 중간쯤 된다. 제대로 된 야구를 가르쳐주지만 꼭 선수가 될 필요는 없다. 야구 때문에 공부를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 클럽 스포츠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리틀 야구의 매력

김정근(43)씨는 야구가 하고 싶다는 아들(10'초교 3학년)을 얼마 전 리틀 야구단에 가입시켰다. 소질이 있는 것 같았지만 야구 선수로 만들기에는 여러 가지가 부담이 됐다. 선수로 키우려면 적잖은 돈이 드는데다 중도에 그만두면 장래가 불투명해지기 때문이었다. 이런 고민을 리틀 야구가 해결해줬다. 김씨는 "리틀 야구는 강제성이 없고 주말에만 연습이나 경기가 열려 공부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며 "공부냐 운동이냐를 양자택일할 필요 없이 야구를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일단 취미로 야구를 즐기게 하고 나중에 실력이 뛰어나면 전문선수로 키운다는 게 김씨의 생각이다.

이런 매력 덕분에 리틀 야구가 어린이들의 생활 스포츠로 자리 잡고 있다.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클럽식 운영에 대해 학부모들의 호응도 크다. 리틀 야구는 학교 야구와 달리 주말에 운영되며, 학생들의 자율적인 운동을 권장하고 있다. 야구 꿈나무들에게 야구의 재미와 즐거움을 먼저 가르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한국리틀야구연맹 영남지부 배대웅 지부장은 "운동을 좋아하는 어린이들은 무조건 야구선수가 되길 원하지만 학부모들은 운동보다 공부에 치중하길 바라는 경향이 있다"며 "운동을 하다 중도에 포기하면 장래마저 망칠 수 있어 주말을 활용하는 리틀 야구단을 선호한다"고 했다.

◆리틀 야구단의 인기몰이

리틀 야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지역에서 리틀 야구단이 잇따라 창단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 산하 한국리틀야구연맹 영남지부에 등록된 리틀 야구팀은 19개다. 대구에 11개, 경북에 8개 팀이 가입돼 있다. 2007년 9개였던 팀이 지난해 14개로 늘었고 올해 수성구와 경산, 영천, 포항 남구'북구 리틀 등 5개 팀이 새로 참가했다. 지난달에는 고령 리틀 팀이 창단해 내년에 가입하면 20개 팀이 된다.

대구경북은 수도권을 제외하면 리틀 야구단 숫자가 전국에서 가장 많다. 리틀야구연맹에 지부를 따로 둔 곳은 영남지부가 유일하다. 서울'경기, 충청, 호남, 부산지역은 연맹에서 직접 관리한다. 대회는 3월에 시작해 10월 최강을 가리는 대구경북 야구협회장기 리틀 리그전을 주축으로 6월 달서구청장기, 7월 국민생활체육 대구시 야구연합회장기, 아시아나 항공기(전국), 8월 안동시장기(전국), 스포츠 토토배 유소년 야구대회(전국), 10월 남구청장기, 11월 대구경북리틀야구팀 졸업경기 등이 있다.

연맹에 가입하지 않은 리틀 야구단도 상당수다. 도남리틀(북구), 동신리틀(수성구), 비슬이리틀(달성군), 천마리틀(수성구) 등은 매일신문사장기 사회인야구 테마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안전이 최우선

리틀 야구 가입 대상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다.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들이 대상이다 보니 무엇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 경기 방식도 성인 야구와 조금 다르게 운영된다. 정규이닝을 6이닝으로 제한하고 1시간 40분 이후에는 새 이닝에 들어갈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투수는 연속으로 2이닝 이상 던질 수 없다. 많은 공을 던지다 어깨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마련한 보호책이다. 그러면서 더 많은 어린이들이 마운드에 서는 기회를 주고 있다. 일단 마운드에서 내려온 투수는 다시 마운드에 오를 수 없다.

특이한 점은 도루는 있지만 모든 주자들이 베이스에서 미리 리드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도루는 투수가 던진 볼이 홈플레이트 위를 지나는 순간부터 할 수 있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부상 우려 때문에 금지된다. 낫아웃도 없다. 투 스트라이크 이후 타자가 헛스윙 해 포수 뒤로 공이 빠지면 타자는 그대로 아웃된다. 타석에 들어서는 타자는 반드시 양쪽 헬멧과 턱걸이를 해야 한다. 발꿈치 보호대도 필수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대구경북 리틀야구 현황 (대구 11개, 경북 8개)

팀 / 감독

(대구)

중구리틀/나인호

동구리틀/이성수

서구리틀/이용구

남구리틀/나영조

북구리틀/홍재호

달서구꾸러기/김용희

달서구스마일링/임천수

강북리틀/구교찬

영남리틀/권재현

라이온즈/신춘식

수성구리틀/서태덕

(경북)

경주레오/임순태

안동리틀/권택재

상주리틀/이준훈

경산리틀/서상우

칠곡리틀/강명준

포항북구/김영신

포항남구/김영신

영천리틀/양재환

*자료:한국리틀야구연맹 영남지부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