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세워둔 고목에 가지마다 새싹 돋아 화제

입력 2010-05-06 11:36:49

영천 화남면 선천교 입구'''수령 150년 버들 14년째 자라

"장승을 깎으려고 거꾸로 세워둔 고목이 다시 살아나 복을 가지고 왔습니다."

영천 화남면 선천교 입구 매운탕집 앞마당에 거꾸로 선 아름드리 수양떡버들 고목에서 가지가 나와 14년째 자라며 생명력을 자랑하고 있어 화제다.

식당 주인 조수현(55)씨가 1997년 인근 마을 도로확장 공사 때 나온 수령 150여년의 고목을 조각하기 위해 옮겨와 거꾸로 세워둔 것으로, 밑둥치 둘레 2m50㎝ 고목의 세 가지 중 하나가 40㎝ 정도 길어 균형을 맞추기 위해 땅에 묻었다고 한다. 이후 보름 만에 싹이 나자 조씨는 조각칼을 대는 대신 물을 주기 시작했다. 한밤에도 속옷 차림으로 물을 주는 조씨의 모습을 본 주위 사람들로부터 '이상한 사람'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당시 소문을 듣고 찾아온 한 대학교수는 고목에서 싹은 났지만 거꾸로 서 있기 때문에 뿌리를 내릴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 이 나무엔 직경 15㎝의 가지 3개가 하늘로 쑥쑥 뻗어 나와 생생히 자라고 있으며 거꾸로 선 고목 밑바닥에서도 사방에 뿌리를 튼튼히 내렸다.

한때 나무 주위에 걸어 둔 새끼줄에 손님들이 돈을 꽂아둬 애 못 낳은 부인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요즘도 사람들이 찾아와 술을 치고 기도를 하지만 식당 주변의 청결을 위해 모두 치웠다. 거꾸로 선 채 잘 자라고 있는 고목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면서 조씨 가게의 매출도 급격히 늘어났다.

조씨는 "가지마다 새싹이 돋고 꽃이 활짝 핀 고목의 끈질긴 생명력 덕분에 부자가 된 것 같다"며 "고목에서 나온 가지를 아름드리 나무로 가꾸기 위해 더 정성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영천'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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