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지하화 계획 "또 혐오시설…" 격앙
"수백억원을 들여 기존 환경시설을 지하화하고, 친환경시설로 개선한다는 데 왜 반대할까?"
대구 서구 달서천위생처리장의 지하화와 음식물류폐기물 재활용 시설 신설을 두고 대구시와 서구청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주민들이 더 반길 일이다?
대구시는 2012년까지 833억원을 들여 서구 상리동 달서천위생처리장을 지하화할 계획이다. 2013년 음·폐수 해양투기가 금지되는 '런던협약'에 따라 하루 1천kℓ 분뇨처리시설과 300t 처리 규모의 음식물류폐기물 처리시설을 지하 3층, 지상 4층 규모로 설치한다는 것.
시는 지하에 설치하는 음식물류폐기물 재활용 시설은 친환경 공법으로 시공되기 때문에 주민을 위한 시설이라는 입장이다. 2단계로 악취 차단시설을 설치하고, 33억원의 예산을 들여 공원화 사업도 병행한다는 것이다,
공원에는 하늘정원, 전망대, 생태연못, 야외학습장, 허브정원, 간이운동장 등 자연숲이 어우러지는 친환경 공간으로 조성되며 노인들을 위한 게이트볼장과 청장년층이 이용할 수 있는 배드민턴장도 들어선다.
공공처리 비용도 크게 준다고 시는 설명하고 있다. 현재 민간업체를 이용할 경우 분뇨 처리비용은 연간 76억6천여만원이지만 이 시설을 활용할 경우 14억여원에 불과하다는 것.
시는 서구에 상당한 인센티브도 제공할 계획이다. 다른 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구 발전을 위해 국책 사업으로 선정된 서대구 공단 개발 사업 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번 사업으로 혐오 시설이었던 달서천위생처리장이 친환경 그린시설로 탈바꿈하게 되면서 서구의 이미지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반대한다
서구청과 서구민들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서구에는 북부하수종말처리장과 달서천하수종말처리장, 달서위생처리장 등 환경처리 시설이 밀집해 있고 염색공단까지 들어서 환경위해 시설을 줄여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구의회는 최근 음식물류폐기물 처리시설 설치공사 반대 촉구 결의문을 채택한 뒤 김범일 대구시장과의 면담에서도 반대의사를 전달했다.
서구의회 김동원 의장은 "서구에 환경혐오시설이 많이 몰려 있다"며 "음식물처리시설까지 들어오면 후손대대로 서구의 열악한 환경을 물려줘야 하는 사태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음식물처리시설결사반대추진위원회 유상열 위원장은 "서구 주민들은 여름에 창문을 열어놓지 못할 정도로 악취에 시달리고 있다"며 "서구 주민들에게 더 이상 피해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들도 가세하고 있다. 대구경북환경시민연대 안천웅 본부장은 "금호강 주변에 환경처리시설이 몰리다 보면 결국 금호강이 죽게 된다"며 "환경처리시설을 분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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