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선이 27일 8,091m의 안나푸르나봉 정상에 오른 것을 끝으로 여성 최초로 히말라야의 8,000m 이상 고봉 14좌 완등에 성공했다. 1997년 7월 가셔브롬 II에 오른 지 12년 9개월 만이다.
오은선의 지난 발자취는 그야말로 난관에 대한 악바리의 도전사다. 첫 도전이던 가셔브롬 II부터 무산소 등정에 나서 14개의 봉우리 중 에베레스트와 K2를 제외한 12봉을 무산소 등정했고, 단독 등정만도 4차례다. 2004년 에베레스트 단독 등정 때는 탈진해 죽음의 문턱에 이르렀다가 다른 원정대의 셰르파에게 발견되기도 했다. 특히 2008, 2009년에는 2년 연속 4개 봉우리 정상에 오르는 강행군으로 철녀(鐵女)라는 별명을 얻었다.
오은선의 이번 등정은 의미가 깊다. 여성 세계 최초 14좌 완등이라는 영광도 있지만, 지난해 7월 낭가파르바트에서 하산 도중 추락사한 후배이자 경쟁자였던 고미영의 짐까지 함께 짊어져야 했기 때문이다. 또한 고미영 대신 스페인의 에두르네 파사반이 17일 안나푸르나에 오른 뒤, 마지막 봉우리인 시샤팡마를 공략 중인 것도 큰 부담이었다.
14좌의 대미를 장식한 안나푸르나봉은 지난해에 이미 2번이나 도전했다가 악천후로 실패했다. 이번에도 첫 도전 시기를 25일로 잡았다가 악천후로 다시 연기하는 등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154㎝, 48㎏의 오은선은 비스킷과 사탕, 물로 13시간을 버텨가며 '풍요의 여신'이라는 이름의 안나푸르나를 품에 안아 세계 여성 산악사를 다시 썼다.
오은선의 히말라야 8,000m 이상 14좌 완등은 개인의 영광일 뿐 아니라 한국인의 기개를 전 세계에 알린 쾌거다. 이제는 그간의 부담을 모두 내려놓고 여성 세계 최초라는 영광을 편안하게 즐길 때다. 오은선의 쾌거를 다시 한 번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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