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와 포르투갈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전 세계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유럽발 재정위기가 다른 유로존 회원국가들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 증시도 곤두박질친 것. 코스피지수도 외국인 투자세가 주춤하는 등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유럽발 재정위기 여파, 세계 증시 흔들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세계 증시가 요동쳤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27일 포르투갈이 재정적자를 관리할 능력이 우려된다는 지적과 함께 국가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2단계 낮췄다. 그리스의 신용등급은 '재정위기 극복에 대한 정부와 민간의 노력 미흡'을 이유로 'BBB-'에서 투자부적격등급(정크본드) 수준인 'BB+'로 다시 강등됐다.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다른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국가로 확산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세계 증시도 하락을 면치 못했다. 유럽 주요 증시가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고,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1만1천선이 붕괴됐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 FTSE 100지수는 2.61% 내린 5,603.52,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의 DAX 30지수는 2.73% 하락한 6,159.51, 프랑스 파리 증권거래소의 CAC 40지수는 3.82% 떨어진 3,900.00을 기록했다. 범유럽 다우존스 스톡스 600지수는 3.1% 떨어졌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13.04포인트(1.9%) 내린 10,991.99로 장을 마감해 심리적 지지선인 1만1천선이 무너졌다. 이는 지난 2월 4일 268포인트 하락 이후 최대 낙폭이다. S&P 500지수도 28.34포인트(2.34%) 내린 1,183.71을, 나스닥 지수는 51.48 포인트(2.04%) 내린 2,471.47을 각각 기록했다.
코스피지수도 미 증시 하락과 유럽 재정위기 불안 확산의 영향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28일 전날보다 33.28포인트 급락한 1716.17로 출발했다. 원/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10.4원 상승한 1120.5원으로 거래가 시작됐다. 전문가들은 유럽발 재정위기가 단기 악재가 될 수는 있겠지만 증시의 상승 추세를 완전히 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경제분석부장은 "남유럽 재정위기가 주가 조정을 유발할 만한 충분한 빌미가 될 것이지만, 이를 추세 반전으로 보기는 무리이며 조정폭의 정도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존 존폐 위기?
그리스가 무너지고 포르투갈마저 신용도 급락이라는 충격에 휩싸이면서 출범한 지 만 11년이 지난 유로존이 쪼개질 수 있다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더욱이 스페인, 아일랜드, 이탈리아 등도 '잠재위험국가'로 분류되는 상황이어서 유로화의 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단일 통화로서 유로화의 입지는 지난해 말 그리스 재정위기와 함께 약화되기 시작했고, 최근 그리스가 15개 동료 유로존 회원국과 국제통화기금(IMF)에 공식으로 구제금융을 요청하면서 바닥까지 떨어졌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최근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경영대학원 교수의 말을 인용해 "유로존이 공중분해 할 수도 있다"며 유로존의 존속 여부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리스와 포르투갈에 이어 다른 유로존 회원국의 신용등급이 추락할 경우 비관론이 더 대두될 수 있다.
유로존 사멸론자들은 유로존의 구조적 취약점을 지적한다. 유럽중앙은행(ECB)이라는 단일 체제를 통해 통화정책을 펴지만, 재정 정책은 각 회원국의 고유 권한으로 유지하기 때문에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 사이의 괴리를 좁히지 못한다는 것. 그러나 EU 집행위원회와 ECB 관계자 대부분은 "11년여 전 유로존이 출범했을 때부터 유로존 붕괴를 주장했던 이들은 늘 있었다"며 "그리스 재정위기를 유로화 사멸과 연결짓는 것은 비약"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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