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마운드 특급 계투작전, 안방서 곰 사냥

입력 2010-04-24 09:07:06

권오준→권혁→정현욱→오승환 투입, 두산 제압…양준혁 시즌 첫 솔로아치

7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삼성 양준혁이 두산 오현택으로부터 시즌 1호 좌월 솔로홈런을 친 뒤 축하를 받고 있다.
7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삼성 양준혁이 두산 오현택으로부터 시즌 1호 좌월 솔로홈런을 친 뒤 축하를 받고 있다.

'개점휴업'에 들어갔던 삼성 라이온스의 불펜진이 영업을 재개했다. 그 대가로 '승리-홀드-세이브'의 종합 선물꾸러미를 챙겼다.

23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두산의 시즌 첫 맞대결은 화끈한 방망이 싸움으로 전개됐다. 양팀 합쳐 21개(삼성 10개, 두산 11개)의 안타를 쏟아낸 화력전의 끝은 불펜진의 힘으로 갈렸다. 삼성은 '권오준-권혁-정현욱-오승환'으로 이어지는 계투-마무리 조를 내세워 두산을 9대7로 꺾고 2위 두산을 0.5게임차로 추격했다.

먼저 펀치를 날린 건 사자였다. 삼성은 프로 첫 선발 마운드에 오른 207cm의 역대 최장신 두산 투수 장민익을 상대로 2회와 3회에 5점을 뽑아내면서 앞서 나갔다. 홀로서기에 나섰던 새끼곰은 사자의 뭇매에 3이닝(2와 2/3)을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박한이는 2회 1사 2, 3루에서 2타점 중전 적시타와 3회 1사 만루 찬스에서 우익선상 2타점 2루타를 터뜨려 4타점을 쓸어 담았다. 신명철은 2회 2사 1, 3루에서 좌익선상 안타로 1점을 보탰다. 장민익은 3회 1사 2, 3루에서 박진만을 3루 땅볼로 유도, 3루 주자 진갑용을 잡는 것으로 역할을 끝냈다.

두산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4회 투아웃까지 삼성 선발 장원삼의 구위에 눌려 단 1안타로 끌려가던 두산은 방망이에 힘을 모으며 기회를 엿봤다. 4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터진 김현수의 내야안타가 그 신호탄이었다. 두산은 4회 6타자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곰은 사자의 새 식구를 카운트 펀치에 녹다운 시켜버렸다.

5대5. 이때부터 삼성의 특급 계투작전이 시작됐다. 5회 장원삼으로부터 마운드를 물려받은 권오준은 6회 1사 후 안타와 연속 몸에 맞는 볼로 만루 위기에 몰렸다. '일촉즉발'(一觸卽發)의 상황 처리는 권혁의 몫이 됐다. 권혁은 두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완벽하게 불을 껐다.

7회 1사 2루, 타석엔 지난해 대구구장 타율 0.690에다 앞선 타석에서 두 개의 안타를 친 최준석. 이번엔 정현욱이 나섰다. 최준석을 삼진으로 잡았지만 이원석에 좌전안타를 내주며 1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8회 양의지에게 솔로포를 허용한 정현욱은 9대7로 앞선 9회, 오승환에게 바통을 넘겼다. '특급 마무리' 오승환은 1이닝을 무실점(1피안타 1볼넷 1탈삼진)으로 막으며 사자와 곰 간 달구벌 대혈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삼성은 5대5로 팽팽하게 맞선 6회 대타 강명구의 우전 안타가 터지며 6대5로 전세를 뒤집은 뒤 두산 투수 정재훈의 1루 견제구 실책, 최형우의 희생플라이로 3점을 달아났다. 7회초 두산이 6대8로 따라붙자 7회말 양준혁이 시즌 1호 좌월 솔로 아치(비거리 110m)를 쏘며 추격 의지를 꺾었다. 권혁이 승을 챙겼고 정현욱은 홀드를, 오승환은 16일 만에 세이브를 수확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프로야구 전적(23일)

두산 000 500 110 - 7

삼성 032 003 10X - 9

▷승리투수=권혁(1승1세이브) ▷세이브투수=오승환(3세이브) ▷패전투수=조승수(1승1패) ▷홈런=양준혁 1호(7회 1점·삼성) 양의지 5호(8회 1점·두산)

SK 9-7 롯데

넥센 4-3 KIA

한화 5-0 LG

◇프로야구 24일 경기 선발투수

구장 팀 선발투수

대구 삼성 배영수

두산 히메네스

잠실 LG 박명환

한화 김혁민

문학 SK 김광현

롯데 조정훈

목동 넥센 금민철

KIA 서재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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