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꿈 제가 이룰게요" 영신중 정진욱군 주니어 골프 톱10

입력 2010-04-22 09:07:08

부친 프로골퍼 정재국씨가 지도 "최경주 같은 세계적 프로 될래요"

정재국(왼쪽) 프로가 골프연습장에서 아들 진욱이의 스윙을 봐주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정재국(왼쪽) 프로가 골프연습장에서 아들 진욱이의 스윙을 봐주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아버지가 못다 이룬 꿈, 제가 이룰래요."

이달 초 열린 제주도지사배 주니어 골프 선수권 대회에서 공동 9위를 차지한 정진욱(15·영신중 2년)군은 프로골퍼 정재국(42)씨의 아들이다. 정 프로는 1996년 KPGA(한국프로골프협회) 자격을 취득한 프로골퍼(전국적으로 900여명, 대구에서는 3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그는 투어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는 못했지만 2008년, 2009년 연속 KPGA 투어 상금 랭킹 1위를 차지한 프로골퍼 배상문의 지도 경력으로 대구 골프계에서 꽤 유명하다. 그런 그가 2년 전부터 대회출전을 미루고 큰아들 진욱이의 지도에 전념하고 있다. 자신이 이루지 못한 우승의 꿈을 아들이 꼭 이뤄주기 바라는 마음에서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진욱이가 '아빠, 나도 골프 하고 싶어요'라고 말했을 때 선뜻 대답을 주지 못했어요." 정 프로는 자신이 겪은 험난한 과정을 자식에게 되물림하기 싫어 골프를 권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내심 두명의 아들 중 한명은 프로골퍼 아버지, 육상선수 출신 어머니의 운동 감각을 타고나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를 갖기도 했다.

진욱이는 그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연습장에 들락거렸다. 연습 첫날 풀스윙을 하는 아들을 보며 아버지는 설레기도 했다. 정 프로는 아들 지도를 위해 2년 전부터 대구 수성구에서 골프연습장을 운영하고 있다. 아들에게 마음껏 연습할 공간을 마련해주고, 자신은 전담코치를 자처했다. 아버지가 코치가 되면서 부자는 자연스럽게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엄하게 혼을 낼 수 있는 것도 아버지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진욱이는 묵묵히 따랐다. '오전 5시 30분 기상, 6시 집 근처 야산 오르기, 오후 10시까지 연습.' 온통 골프로 채워진 일과에다 한 달에 20번 넘게 나가는 라운딩에도 싫다는 소릴 하지 않았다. 이 덕분에 체격과 체력이 좋아졌고 실력도 지난해부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탐라대총장배 전국학생골프 5위, 제주도지사배 주니어 골프 선수권 대회 공동 9위로 두 번의 대회에서 톱 10에 들었다.

진욱이는 "올해 대회 첫 우승과 함께 국가대표 상비군에 들어가는 게 목표다"며 "더 많은 노력을 해 한국은 물론 양용은, 최경주 같은 세계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