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비전 제시가 정치의 가장 큰 역할"

입력 2010-04-19 07:26:15

서성교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이사

서성교(47)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이사의 휴대전화 배터리는 요즘 반나절을 넘기지 못한다. 지방선거 여론조사가 여의도연구소에서 진행되는 데다 선거 기획 쪽에 자신이 직접 참여하고 있어 관련 정보를 얻으려는 사람들이 쉴 새 없이 그를 찾기 때문이다.

"지인들이 얼마나 속이 탔으면 전화를 하겠습니까. 공개할 수 있는 선에서 세세히 답해주려 합니다. 주로 후보자들에게서 전화가 많이 옵니다."

서 이사도 그들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 지난 16대 총선에 공천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비서역을 하면서 자신의 고향인 대구에 출마 요구가 있었지만 그는 서울을 택했다. '큰 물'에서 습득한 지식을 훗날 고향에 전하기 위해서였다 한다. 하지만 젊었을 때의 실험은 공천을 받지 못하면서 수포로 돌아갔다. "주변에선 운 길도 있는데…라며 많이들 아쉬워했었죠."

정치권에 첫발을 디딘 곳은 1997년 신한국당-민주당의 합당으로 탄생한 한나라당이다. 당시 진영 의원의 추천으로 이회창 전 총재의 메시지팀에 합류했다. 지금도 '100년 정당을 만들기 위해 깨끗한 정치를 하고 튼튼한 경제를 살려 대한민국을 다시 한번 일궈내겠다'는 창당 선언문을 전부 외우고 있다. 당시 창당·합당 선언문은 모두 그의 머리 속에서 나왔다.

당직자의 길을 걷다가 지난 2년 6개월간 상명대 정치경영대학원 교수로 잠시 '외도(?)'했다. 깨끗한 정치를 위해선 후학 양성에도 힘을 기울여야겠다는 의지 때문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여의도연구소 이사로 정치에 복귀했고, 나름의 정치 철학을 알리려 애쓴다.

"정치라고 하면 싸움과 갈등을 생각하는데 본질은 그런 게 아닙니다. 가장 큰 역할은 국가 비전 제시입니다. 정치인들도 젊을 때부터 스스로 좋은 정치인이 되기 위해 수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 이사는 대구 출신으로 범어초교, 능인중, 심인고, 연세대 정외과, 미국 하버드 케네디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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