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품 '홍삼'
봄 같지 않은 봄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나무들은 계절의 냄새를 용케도 알아채고 꽃망울을 틔워내고 있지만, 스산한 날씨에다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예년과 같은 봄날의 따스함은 느끼기 힘든 것. 이런 오락가락하는 날씨에는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에 걸리기 십상이다. 특히 봄철은 나른하고 졸음이 쏟아지면서 체력관리에 각별히 신경써야 할 시기. 면역력 강화 제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홍삼'에 대해 알아봤다.
◆홍삼이란?
한국인들의 건강식품으로 가장 선호되는 홍삼 제품. 하지만 요즘은 너무 많은 홍삼제품이 넘쳐나면서 과연 믿고 먹어도 될까 의심을 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예전에는 정부에서만 홍삼을 제조할 수 있었지만 1995년 전매청이 담배인삼공사로 민영화되면서 전매제가 폐지되고 1996년부터는 일정 시설을 갖추면 누구나 홍삼을 가공·판매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워낙 다양한 브랜드의 홍삼 제품이 넘쳐나니 고르기도 힘들다.
홍삼은 수삼을 증기 또는 기타 방법으로 쪄서 익혀 말린 것을 말한다. 수삼을 물로 깨끗이 씻은 뒤 용기에 넣어 가열된 수증기를 이용해 찐 뒤에 1차로 열풍건조시키고 이후 태양열이나 기타 방법을 통해 수분이 12~13.5% 정도 될 때까지 건조시키면 홍삼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홍삼은 순환계에 작용해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예방효과가 있으며 조혈작용과 혈당치를 저하시켜 주고, 간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항염(抗炎) 및 항종양작용(抗腫瘍作用)이 있고, 방사선에 대한 방어효과, 피부를 보호하며 부드럽게 하는 작용도 있다. 하지만 특히 홍삼의 효과 중 중요한 것은 '어댑토겐'(adaptogen:適應素) 효과로서 주위 환경으로부터 오는 각종 유해 작용인 스트레스 등에 대해 방어능력을 증가시켜 생체가 보다 쉽게 적응하도록 하는 능력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브랜드별 가격 차이 왜 발생할까?
홍삼의 등급은 법으로 정해질 만큼 까다롭다. 인삼산업법 시행규칙이 정하는 기준에 적합해야 하는 것. 시행규칙에 따르면 '직삼' 기준으로 5가지 등급으로 나뉜다.
홍삼은 머리는 몸통 굵기와 비슷해야 하고 몸통길이는 3.5cm 이상, 수분 함유량은 15% 이하여야 한다. 특히 다리길이와 몸통의 균열 여부, 내부조직의 직경에 따라 1등급인 천삼(天蔘), 2등급인 지삼(地蔘), 3등급인 양삼(良蔘)으로 분류된다. 천삼은 전체 인삼 중 1, 2%로 생산량이 매우 적은 희귀품인데 이를 가장 귀하게 여기는 이유는 내부조직이 치밀해 유효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홍삼 브랜드별로 차이가 크게 발생하는 것 중 하나는 '6년근' 인삼을 사용했느냐 하는 것이다. 인삼은 성장 연수에 따라 몇 년근으로 분류하는데 보통 6년근을 최고로 친다.
이외에도 '얼마나 좋은 토양과 재배환경을 확보해 인삼을 재배했는가, 추출 방법에 있어 얼마나 노하우를 집약하고 있는가, 품질관리를 얼마나 철저하게 하는가' 등에 따라 제품 가격이 다르게 형성된다.
◆제품 유형별 차이 있을까?
같은 홍삼을 원료로 하지만 제품의 유형은 다양하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홍삼농축액(엑기스)과 홍삼액으로 구분된다. 홍삼농축액은 홍삼으로부터 물이나 주정 등을 혼합한 용매로 추출 여과한 가용성 홍삼 성분을 그대로 농축한 것이며, 홍삼액은 물에 홍삼을 넣고 추출하거나 물에 홍삼농축액을 섞어서 만든 것.
하지만 결국 홍삼농축액의 경우 소량을 물을 타서 먹어야 하는 데 비해 휴대와 복용을 간편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홍삼액일 뿐 그 효능에는 큰 차이가 없다. 홍삼 판매장 관계자는 "엑기스, 원액, 절편, 태블릿(알약), 캔디, 젤리 등의 형태로 판매되지만 유형별로 먹는 방법만 다를 뿐 사람의 체질에 따라 가려서 먹을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일부 홍삼제품에서는 단맛이 느껴지는 것도 있는데 이는 첨가물이 들어간 것이 아니라 수삼을 홍삼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비효소적 갈색화 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인삼에 들어 있는 아미노산, 펩타이드, 단백질 등이 증숙 과정에서 가열되면서 당류와 반응해 갈색 물질을 생성하는 것. 갈색화 반응 가운데 전분과 같은 다당류들이 가수분해되어 맥아당이 생성되고 나아가 맥아당이 아미노산과 반응해 말톨과 같은 구수하고 감미로운 물질이 생기기 때문에 부드러운 단맛이 느껴지게 되는 것이다.
◆체질에 따라 잘 따져보고 먹어야
홍삼의 효과가 탁월한 것은 사실이지만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사람에 따라 부작용을 보일 수 있는데 증상으로는 사람에 따라 발열, 코피, 호흡이 거칠어지고, 피부발진과 가벼운 위장 증상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홍삼은 기본적으로 열(熱)이 많은 약재여서 체질적으로 열이 많은 사람이 복용하면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누구에게나 효과가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한국식품영양과학회에 보고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37%는 체내에 사포닌을 분해하는 효소가 없거나 부족해 홍삼 사포닌을 흡수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 10명 중 4명은 아무리 홍삼을 많이 섭취해도 그 효과를 볼 수 없다는 것. 또 나머지 63%도 사포닌을 분해할 수 있는 효소는 있지만, 효소의 양이 개인차가 있어서 홍삼의 유효 사포닌을 흡수하는 것도 개인차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비싼 홍삼을 먹을 땐 충분히 따져보고 먹어야 한다. 만약 사포닌을 분해할 수 있는 효소가 없다면 홍삼을 발효해 섭취하면 좋다고 한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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