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도 영업, 20여년 연중무휴
"식당 문을 닫는 날이 단 하루도 없습니다."
청도 추어탕의 '대모'로 불리는 삼양식당의 주인 김명순(67)씨는 20여년 동안 음식점을 하면서 휴업을 하지 않는 것을 철칙으로 삼는다. 전국에 퍼져 있는 단골 손님들이 언제라도 식당을 찾아 즐길 수 있도록 1년 내내 영업을 한다. 김씨는 "먼 데서 귀한 시간을 내 식당을 찾았는데 문을 닫아 허탕을 치면 어떡하느냐. 손님에 대한 기본 예의가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식당 초기에 명절을 맞아 청도를 찾았던 고향 사람의 '항의'가 오늘날 '연중 영업'의 계기가 됐다. "추석이라 집에서 쉬고 있는데 평소 안면이 있던 고향분이 '오랜만에 시원하고 담백한 고향의 전통 추어탕을 맛보려는데 영업을 하지 않으면 우짜노?'라고 핀잔을 줘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이후부터 김씨는 명절이 되면 아침 일찍 차례를 지내고 곧바로 식당으로 달려온다. 주변에서는 "정기 휴일을 정해 몸을 추스르고 편안하게 쉬기도 하라"고 충고도 하지만 그는 "음식을 찾는 사람들이 있는데 어떻게 문을 닫느냐"며 강행군을 계속해오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일이 힘에 부치자 보다 못한 두 딸이 식당에서 어머니를 돕고 있다. 막내딸(35)은 어머니의 가업을 잇기 위해 손맛과 정성을 배우는데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추어탕 식당을 청도 한곳만 고수하는 점에서도 김씨의 외고집은 여실히 드러난다. 김씨는 "서울, 부산 등 전국 대도시에 체인 형태로 식당 투자를 하겠으니 요리 비법을 전수하고 상호를 쓸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요청이 많지만 자연산 청도 추어탕의 명예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모두 거절하고 있다"며 단호한 입장이다. 김씨는 "서민들의 애환과 추억이 담긴 추어탕이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음식으로 더욱 발전하고 막내딸이 대를 이어 청도 추어탕의 전통을 계승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포항·강병서기자 kbs@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다시 보이네 와"…참사 후 커뮤니티 도배된 글 논란
"헌법재판관, 왜 상의도 없이" 국무회의 반발에…눈시울 붉힌 최상목
전광훈, 무안공항 참사에 "하나님이 사탄에게 허락한 것" 발언
음모설·가짜뉴스, 野 '펌프질'…朴·尹 탄핵 공통·차이점은?
임영웅 "고심 끝 콘서트 진행"…김장훈·이승철·조용필, 공연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