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마라톤 30회 출전 20회 우승 '달리는 보건소장'

입력 2010-04-16 07:58:49

김천 울곡보건진료소 오숙정 소장

"마라톤을 시작한 뒤 매사에 긍정적이고, 자신감이 펄펄 넘쳐납니다."

달리는 보건진료소장 오숙정(40)씨. 처음에는 산후비만 때문에 그저 체중을 좀 줄이려고 골목에서 달리기를 시작한 것이 이제는 프로급 수준의 마라토너가 됐다.

김천시 지례면 울곡보건진료소에서 20년째 근무 중인 오 소장은 지난해 30여차례의 각종 마라톤대회에 출전해 20회나 우승을 차지했고, 올해들어서도 벌써 5회째 출전해 3회나 1등으로 골인하는 기록을 세웠다.

올해 출전한 마라톤대회는 해남 땅끝마라톤(하프), 서울 챌린지 한강마라톤(하프), MBC배 섬진강마라톤(풀 코스), 안동 낙동강변마라톤(풀 코스), 영산강마라톤(하프) 등이다.

화가 지망생이던 중고교 시절 체육시간에도 그림만 그렸을 정도로 운동과는 담을 쌓고 지낸 오 소장이 2002년 둘째 자녀를 출산한 후 갑자기 몸무게가 늘어나자 주위의 권유에 떠밀려 달리기를 시작했다. 이 때 오 소장은 10㎏ 정도 체중을 줄였고, 서서히 마라톤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마라톤을 시작하고 첫해부터 풀코스에 도전해 3시간36분의 좋은 기록을 냈고, 2003년부터 각종 대회에서 입상하기 시작한 오 소장의 풀코스 최고기록은 2006년 한 대회에서 1위로 골인하면서 세운 3시간04분04초.

오 소장의 훈련감독은 남편이다. 김천 성의여고에서 음악을 지도하는 남편 이수택(46)씨는 부인과 함께 마라톤을 하지는 않지만 마라톤의 이론적 측면에서 거의 '박사'수준이라는 것. 남편은 오 소장의 각종 대회 일정은 물론 음식, 체중조절 등 하나부터 열까지 과학적으로 관리해주고 있다.

매일 오전 5시30분에 일어나 1시간 정도 김천시내 강변공원에서 훈련을 하는 오 소장은 자신의 일터인 보건진료소 체력단련실에 '달리면 행복해요'라는 문구를 커다랗게 내걸고 찾는 주민들에게 마라톤을 홍보하고 있다. "내년에는 3시간대 벽을 꼭 깨고 싶습니다."

김천·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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