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 스타게이머 승부조작說 일파만파

입력 2010-04-15 10:51:04

"사실일땐 e스포츠계 퇴출"…네티즌 실명 요구

10여년 동안 우리나라 e스포츠 열풍을 주도했던 온라인게임인 스타크래프트가 불법 승부 조작 혐의에 휘말려 좌초할 위기에 처했다. 검찰이 나서서 수사를 진행 중이며, 사실로 드러날 경우 e스포츠계에서 완전퇴출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를 낳고 있다.

14일 한국e스포츠협회에 따르면 일부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가 전직 프로게이머와 e스포츠업계 출신의 불법 베팅사이트 브로커와 접촉해 고의로 게임을 져주는 등 승부 조작에 가담한 정황이 확인돼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10명 안팎의 전·현직 프로게이머가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전직 게이머가 불법 베팅사이트의 브로커 역할을 하며 현직 게이머와 접촉해 승부 조작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스타크래프트 게임팬들과 네티즌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일부 팬들은 관련 커뮤니티와 인터넷 게시판 등에 확인되지 않은 설을 퍼나르고 있으며, 아예 승부 조작에 가담한 프로게이머들의 실명까지 거론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네티즌은 "그동안 밤잠까지 잊으며 좋아했던 스타크래프트가 거짓 승부였다고 생각하니 화가 난다"며 "팬들을 우롱한 선수가 누군지 정확한 진상을 밝혀 다시는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한다"고 비판했다. 다른 게임팬은 "게임에 돈이 오가는 불법이 횡행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고 지금도 믿어지지 않는다"며 "승부 조작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다시는 스타 방송을 보지 않겠다"고 허탈해 했다. 일부에서는 "승부 조작에 가담한 게이머가 소수인 만큼 지나친 확대 해석을 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특히 국내 게임팬들이 몇년을 기다렸던 '스타크레프트2' 출시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불미스런 일이 터지는 바람에 관계자들은 좌불안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임단 한 감독은 "지난 10년간 스타크래프트를 e스포츠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데 이번 사건으로 판 자체가 깨질까봐 초조하다"며 "하지만 어린 선수들을 돈으로 회유한 불법 베팅사이트 관계자들을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검찰의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상벌위원회를 거쳐 관련 선수들을 중징계하고 e스포츠 대상 불법 베팅사이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