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의 공연 찍어듣기] 오페라'오케스트라 '클래식 향연'

입력 2010-04-15 07:03:11

#22~24일, 오페라하우스, 대구시립오페라단의 제33회 정기공연(라 트라비아타)

#23일(금), 구미시문화예술회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우연의 일치이지만 지역의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에게 23일 하루는 너무 크고 무게감이 있는 음악회들이 한꺼번에 몰려 있어서 선택이 쉽지 않아 고민이 클 듯하다. 필자의 입장에서 이날 하루는 최소한 몸이 세 쪽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할 정도이다. 소개하고자 하는 연주회는 대구시립오페라단의 제33회 정기공연으로 무대에 오르는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와 구미시문화예술회관 기획공연으로 무대에 오르는 110년 전통의 세계적 관현악단인 미국의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문예회관의 '백건우 스페셜'이다.

대구시립오페라단(예술감독 김성빈)의 공연은 22일부터 24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올려진다. 3일간의 무대가 모두 중요하지만 특별히 관심을 가져볼 만한 공연으로 둘째 날의 공연을 소개하고자 한다. 보통 둘째 날은 젊은 신인들의 무대로 꾸며지기 때문에 첫날과 마지막 날에 비해 공연 선호도가 낮은 편이다.

그러나 대구시립오페라단 정기공연의 둘째 날은 대구의 미래를 열어갈 중요한 신인 연주가들이 소개되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 2007년 소프라노 이윤경(질다 역), 2008년에는 영남대학교 성악과의 신임 김정아 교수(루치아 역)가 소개된 것이 대표적이다. 이번 공연에는 대학을 졸업하던 해부터 마산시립오페라단의 전국 규모 공개 채용에서 유학파들을 제치고 당당히 미미 역(라 보엠)으로 발탁되어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으며 이미 수준 높은 여러 콩쿠르의 입상으로 탁월한 연주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는 소프라노 김상은이 비올레타 역으로 캐스팅되었다. 그녀는 계명대를 졸업한 후 이탈리아에서 유학하였으며, 대구전국성악콩쿠르(대상), 중앙콩쿠르(2위), KBS신인 음악콩쿠르(2위), 비옷띠(베르첼리)콩쿠르(2위), 만토바, 파비아, 몬팔코네 국제 콩쿠르(이상 1위) 외에도 다수의 콩쿠르에서 입상하였으며 현재는 이탈리아에서 활동 중이다.

같이 무대에 오르는 김도형(테너)과 구본광(바리톤)도 탁월한 음악적 능력을 가진 성악가들이어서 대구의 미래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한다. 지휘는 디에고 크로베티, 연출은 현대적 감각이 뛰어나고 무대 구성 능력의 탁월함으로 잘 알려진 정갑균이 맡는다.

구미를 방문하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는 명지휘자 스토코프스키 시절부터 빛나는 찬사를 받았고 그 뒤 유진 오먼디가 1980년까지 44년간이나 악단을 이끌면서 세계적인 악단으로 성장하였다. 현재는 샤를르 뒤투아가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 악단의 이름에는 항상 "빛나는 음색에 이탈리아적인 강렬함과 독일적인 심오함을 가졌다"는 찬사들이 따라다닌다. 그리고 유대인에게만 악장이 허용되던 100년 금기를 깨고 1999년에 한국계 최초로 데이비드 킴이 종신 악장으로 지명되어 활동해오고 있으며 이번 공연에서는 특별히 그가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협연하기로 되어 있어 현악기에 관심이 있는 음악 애호가들에게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 악단의 연주회는 내용과 상관없이 일평생 한 번은 실황을 경험하는 것이 음악 애호가들의 동경인 만큼 동참하는 것 자체가 삶의 의미가 될 수 있다. 오케스트라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구미로 콘서트 투어를 해 보시는 것이 평생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주리라 확신한다. 문의 054)451-3040.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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