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6대0 완승 이끌어
삼성 라이온즈 배영수의 이름 앞엔 한동안 '에이스'란 화려한 별칭이 따라 붙었다. 150km를 밥 먹듯 찍던 '파이어 볼러'. 2003~2005년 3시즌 연속 10승 이상을 거뒀고, 2004년 한국시리즈 현대와의 4차전에서는 비공인이지만 10이닝 노히트노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6년 시즌 후 받은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로 그는 주무기인 빠른 직구를 잃었다. 최고 구속이 140km를 넘지 못하면서 직구와 슬라이더만으로는 더 이상 타자를 압도하지 못했다. 2008년 9승, 지난해에는 1승12패. 구겨진 자존심은 고사하고 주위에선 조금씩 한물 간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현실을 인정하기 싫었지만 선택은 변신뿐이었다. 배영수는 지난 겨우내 체클 체인지업과 투심 패스트볼 연마에 땀을 흘렸다. 흔들리지 않는 제구력을 가다듬고 타자를 윽박지르려던 습성을 털어냈다. 시범경기를 치르며 그는 "타자가 칠 것 같은 타이밍이 느껴질 때 예전에는 힘만 믿고 던졌다면 이제는 직구와 변화구 중 그날 잘 들어가는 것을 결정구로 던진다"며 파워 피처에서 완급을 조절하는 제구력 투수로의 탈바꿈을 예고했다.
배영수의 부활투가 눈부시다. 에이스의 '귀환'이란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그의 투구가 위력적이다.
배영수는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전에서 7이닝 무실점 호투로 팀의 6대0 완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 벌써 2승째. 지난달 31일 KIA전 4이닝 포함 18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달 31일 첫 등판한 KIA전서 1회 1실점이 유일한 실점. 3경기를 치른 현재 평균자책점은 0.47로 롯데 조정훈(0.00)에 이은 2위다. 연승도 2008년 9월 11일 두산전, 24일 롯데전 승리 이후 567일 만이다.
이날 직구 최고구속은 시속 140㎞에 머물렀지만 슬라이더·체인지업 등을 잘 섞어 던지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7이닝 중 4이닝을 세 타자 연속 범타로 돌려세웠고, 1·3·5회에는 주자를 내보냈지만 진루를 허용치 않았다. 삼진은 2개를 잡아내는데 그쳤으나 맞혀잡는 투구로 LG 방망이를 무력화시켰다. 특히 3회 선두타자 박경수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이후 세 타자를 투수 앞 땅볼과 중견수 플라이로 돌려세우며 노련한 경기운영을 과시했다.
이날도 투구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면서 25타자를 만나 84개의 공으로 7이닝을 막았다. 지난달 31일 KIA전에서 공 60개로 5이닝 (18타자)을 마무리한데 이어 7일 넥센전에서도 84개의 공으로 7이닝(27타자)을 깔끔하게 처리, 투구수 관리도 만점.
삼성 타선에서는 최근 5경기 타율 1할6푼7리로 부진, 개막 후 처음으로 7번까지 내려간 최형우가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타격 감각을 살렸다. 2회초 1사 2루에서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린 최형우는 4대0으로 앞선 8회초 1사 만루에서도 좌전 적시타로 주자 2명을 불러들여 쐐기를 박았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프로야구 14일 경기 선발투수
구장 팀 선발투수
잠실 LG 박명환
삼성 윤성환
목동 넥센 번사이드
롯데 사도스키
대전 한화 카페얀
SK 글로버
광주 KIA 이동현
두산 이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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