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김형렬 수성구청장 정치자금법 위반 공방

입력 2010-04-13 08:24:02

김 구청장 "정당한 금전거래…선거 앞둔 미묘한 시점에 의구심"

검찰과 김형렬 대구 수성구청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둘러싸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김 구청장이 이경호(49·구속 중) 대구시의원에게 돈을 빌려주고 지나치게 높은 이자를 받았다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이에 반해 김 구청장은 "정당한 금전거래를 통해 받은 이자에 불과하다"며 "6·2지방선거 공천을 앞둔 미묘한 시점에서 검찰 조사가 과연 타당한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대구지검 특수부(부장검사 권정훈)는 12일 오후 2시 이 의원의 '약국 사업'에 돈을 빌려주고 수년간 높은 이자를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김형렬(51) 대구 수성구청장을 소환 조사한 뒤 이날 저녁 돌려보냈다. 그러나 김 구청장은 1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뇌물이나 부정한 거래가 아니라 차용증을 통한 정당한 계약이었다"며 이 의원과의 불법 돈거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김 구청장은 지난 2002년 이 의원에게서 대형 할인점 등의 약국 입점 사업에 돈을 빌려주면 매월 3%의 이자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2005년까지 4차례에 걸쳐 모두 2억원을 투자한 뒤 2002년부터 2008년 8월까지 부정기적으로 원금(2억원)을 상회하는 금액(2억7천만원 상당)을 은행 계좌로 입금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의원의 금융 계좌 추적을 통해 김 구청장의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 구청장은 "2002~2005년 한나라당 사무처 퇴임 즈음부터 구청장 취임 이전까지 투자한 돈이므로 정치자금법 적용 사안이 아니다"며 "3%의 이자를 강요한 것이 아니라 '사채보다 훨씬 낫다'며 이 의원 스스로 제안했고, 이 의원에게 돈을 빌려준 다수의 한나라당 당직자들 역시 모두 원금은 돌려받지 못한 채 3%의 이자를 지급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왜 하필 공천 직전에 검찰 소환 조사가 이뤄진 것인지 모르겠다. 어떤 의도가 숨어있는 무리한 수사가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김 구청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며 구청장 취임 이후 2008년 8월까지 이자가 지급됐고, 월 3% 이자가 은행보다 10배나 높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검찰은 향후 추가 조사를 거쳐 사법 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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