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장 측근과 구속前 전화…불리한 내용 진술 유도 논란
문경시장 공천을 놓고 신현국 문경시장과 갈등을 빚고 있는 한나라당 이한성 국회의원(문경·예천)이 신 시장의 변호사 비용을 대신 낸 혐의로 7일 구속된 신 시장의 측근 송모(39)씨와 구속 직전에 '부적절한'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의원과 송씨 등의 전화 통화 내용을 기록한 녹취록에 따르면 이 의원은 변호사 비용을 대납했다는 진술을 번복하지 말도록 송씨에게 종용한 것은 물론 신 시장에 대해서는 "거의 죽은 목숨이나 다를 게 없다"고 표현하는 등 신 시장 수사와 관련해 피의자 신분인 송씨와 장시간 대화를 나눈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긴급체포됐다가 풀려난 지난달 26일 밤 송씨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 의원은 "아직 변호사 비용 3억 대준 거 못 받은 거지요? 차분하게 마음을 먹고 그걸 사실대로 자세하게 얘길해야 돼요. 지금 와꾸(틀)가 다 맞춰질 텐데…"라고 송씨에게 말한 것으로 녹취록에 나와 있다. 이어 "내 얘길 잘 들어야 돼요. 신 시장은 골로 가게 생겼는데…. 같이 휩쓸리지 말고 내 말만 들으세요. 이제 신 시장은 인간적으로도 그렇고 거의 죽은 목숨이나 다른 게 없으니까…. 검찰에 사정사정을 해가지고...그쪽에는 도움이 될 게 하나도 없어요. 신 시장이 목표지"라는 발언도 했다. 또 "나도 검찰에 부탁해 가지고…. 되겠다고 생각해서 한 거니까. 약속을 잘 지켜야 돼요"는 발언도 있다. 검사장 출신인 이 의원이 신 시장 수사에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을 살 수 있는 발언을 한 사실도 녹취록에 들어 있다.
녹취록에는 이 의원이 "내가 다 해줄 테니까 변질이 되고 힘들게 하면….", "내가 부탁을 해가지고. 만약에 나와 가지고 그대로 달아나버리면 내가 우스워져요. 나하고 항상 연락이 돼야 하고. 신 시장과 붙어서 말 바꾸고 하면 안 돼요"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3일 오후 송씨는 매일신문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이 의원과의 전화 통화 내용을 녹음한 사실을 밝히고, 경찰 수사가 자신의 진술과 다른 방향으로 짜 맞춰져 가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먼저 송씨가 전화를 걸어와 도와 달라고 해 외면할 수 없었다"며 "말 바꾸지 말고 있는 그대로 진술해야 유리하다는 형사법상 원리를 설명해준 것이지 신 시장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라는 뜻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 의원이 신 시장의 변호사 비용을 대납한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됐던 피의자와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이 알려지자 문경지역 주민들은 국회의원으로서는 부적절한 처사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의원이 신 시장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것을 피의자에게 종용했다는 의혹이 일자 주민들은 문경시장 공천을 앞두고 경찰이 신 시장 수사에 나선 배경에 이 의원이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송씨는 경찰에 구속되기 전에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수사가 시작된 배경을 두고 "정치적인 음모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원인 제공을 내가 한 것 같아 신 시장에게 죄송할 따름"이라고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송씨는 신 시장의 변호사 비용 대납 등의 혐의로 지난 7일 경찰에 구속된 상태다.
문경·고도현기자 dory@ma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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