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화산면 가상리 주민들이 동네 전체를 문화마을로 가꾸기로 해 주목받고 있다.
6년 전 이 동네에 시안미술관이 들어선 이후 문화 마인드를 갖게 된 주민들이 청정마을을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바꾸는 데 발벗고 나선 것이다.
가상리 문화마을개발추진위원회(위원장 권영일)는 17일 오후 5시 시안미술관 야외광장에서 주민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문화마을 가꾸기 결의대회'와 '시안미술관 개관 6주년 기념 잔치'를 연다.
이날 잔치는 시안미술관 개관 이후 기념 행사를 한 번도 개최하지 못했다는 소식에 주민들 스스로 관광여행 예약도 취소하고 손수 음식을 마련해 열린다. 주민들이 '문화마을' 가꾸기에 나선 것은 마을의 유서 깊은 전통과 무관하지 않다. 이 마을은 안동 권씨 집성촌으로 재실이나 정자만 10여개에 이른다. 마을 뒤 백학산 성터, 500여년 된 느티나무, 아직도 사용하는 방앗간 등 정겨운 시골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특히 임진왜란 때 권응수 장군 등 안동 권씨 일가 20여명이 의병을 일으켜 공적을 세운 충효마을로 시안미술관 앞뜰에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가상리 주민들은 지난해 10월 시안미술관에서 문화마을 선포식을 가진 후 원주 황둔마을, 예천 회룡포 등을 견학했으며 문화 안내자 교육도 받았다. 올봄부터 마을 입구 빈터에 배롱나무를 심어 꽃길을 조성하고 있으며 도로변 퇴비 제거, 집 주변 청소 등에도 앞장서고 있다.
쌀, 포도, 복숭아, 마늘, 양파 등을 주로 재배하는 주민들은 문화마을을 조성할 경우 도시민들의 유입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민 권효락(45)씨는 "농촌 인구 감소가 계속될 경우 마을이 사라질 수도 있다"며 "2004년 시안미술관 개관 이후 외지인 20여명이 가상리에 정착했다"고 말했다.
한편 영천시도 주민들의 문화마을 가꾸기에 발맞춰 '가상권역 마을종합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마을의 문화유산을 보존할 역사관, 조각 작품이 있는 공원, 빈집을 활용한 예술인촌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영천·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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