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당시 남한 무방비 안이한 대응
북한군이 치밀하게 남침준비를 갖추고, 급기야 전 병력을 38선 이북으로 집중시켰지만 남측은 이상하리만치 천하태평이었고 그나마 부족한 병력을 운용하는 데에서조차 석연치 않은 점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북한군의 침입을 코앞에 둔 시점임에도 농사철이라는 이유로 전 장병들을 대상으로 농번기 특별휴가까지 실시했다. 또 북한군의 남침 하루 전날인 24일(토요일) 오후부터는 휴무와 함께 일선 장병들에게까지 외출·외박을 무제한 허가했다. 이 때문에 일선 전투부대 병력의 30% 이상이 소속부대를 비우는 사태가 발생하고 말았다.
어디 그뿐인가. 더욱 석연찮은 것은 군 수뇌부의 이동을 앞두고 38선의 각 보병 연대에 4문씩 배치돼 있던 대전차포와 포차 등 전투 장비를 수리한다는 이유로 모두 철수시켜 버렸다. 그런 데다 6월 초순에는 91문밖에 없는 105밀리 야포 중 30여문을 역시 수리를 핑계로 정비 창고에 입고시킨 뒤 한 달이 가깝도록 원대배치를 외면하고 있었다. 그러니 아군의 화력과 기동수단은 거의 전무한 상태나 다름이 없었다. 북한공산군의 주력이 탱크인데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에서 그 탱크를 쳐부술 대전차포나 야포를 거둬들이다니 과연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그러나 국방장관이나 참모총장은 북한공산집단의 남침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릴 때마다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북괴군이 감히 남침할 리도 없겠지만 만약 무모하게 남침을 강행한다면 즉시 반격에 나서 점심은 해주에서 먹고, 저녁은 평양에서 먹겠다"며 서로 입을 맞춘 듯 황당하게 큰소리 치곤했다.
6월 24일 밤에는 군 수뇌부와 미 군사고문단이 육군본부 장교클럽 낙성 축하파티를 거나하게 열고 있었다. 그렇게 흥청망청 밤은 깊어가고 있었다. 권력 상층부 어디선가 무서운 음모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이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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