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립극단
한 기차 역무원의 삶을 통해 우리 현대사의 질곡을 표현한 대구시립극단의 연극 '기찻길'이 16~18일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기찻길'은 대사를 배제한 채 배우들이 다소 과장된 몸짓으로 극을 진행하는 '신체극'이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 극작과 연출을 맡은 박정의 극단 초인 대표는 "줄거리에 의해 진행되는 일반 연극과는 다르게 배우들의 몸짓에 의해 특정한 상황과 이미지를 형상화하는 데 치중했다"고 밝혔다.
'기찻길'에서 기차는 근대 산업화의 상징이면서 파란만장한 우리의 역사를 묵묵히 통과해가는 공간이다. 기차 바퀴는 역사의 바퀴의 은유이자 그 역사에 몸을 의지한 채 달릴 수밖에 없는 민초들의 삶을 상징한다. 박 대표는 "기차는 우리의 삶을 진일보시켰지만, 개개인의 아픔을 봐주지 않고 달리는 양면적 도구로 그려진다"고 했다.
연극은 일제 치하의 한 역무원의 등장으로 시작한다. 역무원은 한 여인을 사랑했지만, 맺어지지 못한다. 부모님이 정해준 또 다른 여인과 결혼을 하고 아들을 낳지만 현대사의 격동 속에서 잃어버리게 된다.
신체극을 표방한 만큼 배우들의 몸짓이 극을 이끌어가는 주요 수단이다. 배우들은 흡사 기차놀이를 하듯 허리에 손을 이어 잡고 달린다. 기차가 흔들리면 힘들어하기도 하고 구토를 하기도 한다. 즐거울 때도 있다. 그러한 몸짓들은 6·25 전쟁이나 역사적 사건들과 궤를 같이하며 이미지를 형상화한다. 기차 그 자체가 인생인 셈이다. 대구시립극단은 지난해 '공씨헤어살롱'이라는 이색적인 가면극을 선보였지만 이번 '기찻길'은 이미지 형상화에 더욱 주력했다는 점에서 어떤 공연이 될지 기대된다. 16,17일 오후 8시, 18일 오후 5시. 053)606-6344.
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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