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은 불확실한 경제 환경 속에서 위험은 줄이고, 수익은 높이기 위한 금융상품이다. 현물을 기초자산으로 미래에 대한 약속이나 계약을 통해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수익이 높은 만큼, 투자 위험도 크다. 파생상품시장의 규모와 관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개인들이 무작정 뛰어들기엔 어렵고 복잡하다. 파생상품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9차례 걸쳐 '터치! 파생상품'을 연재한다. 필자 김희성(48) 박사는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고객서비스팀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현대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과 샤콘느 투자자문사 이사, 한국선물거래소 국제조사팀장 등을 거쳤다.
(1)파생상품이란?
파생상품의 기원은 BC 1천700년경 야곱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야곱과 라반은 "야곱이 라반을 위해 7년간 일하면 라반의 둘째딸 라헬을 야곱에게 아내로 주겠다"는 약속을 합니다. 하지만 라반은 7년 후 라헬 대신에 그 언니인 레아를 야곱의 아내로 줍니다. 첫 번째 선도거래가 실패한 셈입니다. 그 후 야곱은 라헬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7년간 추가로 일하면 라헬을 아내로 준다"는 약속을 다시 믿게 됩니다. 7년 후 두 번째 선도거래는 약속한 대로 이행되었습니다. 따라서 야곱은 두 아내와 12아들(부족)을 거느리게 됐습니다.
BC 580년경 탈레스는 점성술로 이듬해 올리브가 대풍작을 이루게 될 것을 예상했습니다. 그는 올리브 열매가 열리기 전에 그 지역의 모든 압착기 소유주에게 선금을 주고 언제든지 압착기를 빌릴 수 있는 권리를 샀습니다. 마침내 그가 예상한 대로 올리브는 대풍작이 됐고, 탈레스는 압착기 소유주들에게 미리 정한 대여금을 지불하고 그 지역의 모든 압착기를 빌렸습니다. 다른 올리브 생산자들은 엄청나게 수확된 올리브를 가공하기 위해 압착기가 필요했으나 압착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오직 탈레스 한사람 뿐이었습니다. 덕분에 탈레스는 막대한 돈을 벌었습니다.
파생상품은 야곱과 탈레스의 사례처럼 현물(기초자산)에서 파생된 일종의 약속 또는 계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파생상품은 '기초자산으로부터 파생된 상품으로서 기초자산의 가치변동에 의하여 그 가치, 권한 및 의무가 결정되는 일종의 계약(contract)'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기초자산은 농산물, 원자재, 주가지수, 주식, 채권, 통화, 신용위험 및 임의의 선물계약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합니다.
국내 자본시장법에서는 증권과 파생상품은 모두 금융투자상품으로 원본 손실 가능성, 즉 투자위험이 있다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원본을 초과하는 추가적인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지에 따라 구분됩니다. 증권은 투자자가 취득과 동시에 지급한 금전 등 원금 이외에 추가로 지급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금융투자상품을 말합니다. 하지만 파생상품은 투자자가 원금을 초과하는 지급의무를 부담할 수 있습니다. 가령 증권투자의 경우 10만원 투자시 최대손실이 10만원이 되겠지만, 파생상품의 경우에는 손실이 10만원을 초과하여 50만원 또는 100만원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파생상품은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장내파생상품과 거래소에서 거래되지 않는 장외파생상품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장외파생상품시장의 거래 규모가 장내파생상품시장 규모에 비하여 훨씬 크고 종류도 다양합니다. 지난해 국내 중소기업들이 투자하여 많은 손실을 기록한 키코(KIKO)는 장외파생상품입니다.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김희성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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