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한국말과 익숙하지 못한 문화로 그동안 집에서만 지내왔어요. 이제 일자리도 생기고 직장에서 친구도 사귈 수 있어 너무 행복해요."
3년전 결혼해 안동 며느리가 된 베트남 출신 누엔디기우 짱(23)씨는 4월이 꿈만 같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마음이 설렌다. 누엔디기우 짱씨에게는 요즘 비와 눈, 구름에 가렸던 봄이 찾아온 4월의 화사함과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기쁨과 설렘, 희망이 겹치고 있다.
그는 여성부와 안동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함께 추진하는 '결혼이주자 일자리 지원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지난 1일부터 안동병원에서 일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날부터 짱씨를 비롯해 안동지역 다문화가정 외국인 며느리 5명이 안동병원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
이들은 첫 출근날 병원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일자리에 대한 교육을 마치고 영양실 야채선별 작업과 식당배식보조 일에 나서고 있다. 단순한 업무지만 이들은 하나같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한국주부 6년차인 중국 출신 진춘화씨는 "집안에서 살림하고 자녀 키우는 주부였기에 설거지는 자신있다"며 "병원 선생님들이 가르쳐준 대로 열심히 일하면서 친구들도 사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중국출신 며느리 이봉매(27)씨는 "5년 전 안동으로 시집왔지만 아직도 한국문화와 말에 익숙하지 않다"며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중국 의료관광객들이 병원을 찾으면 통역과 안내도 맡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처럼 여성결혼이주자에게 직장은 단순히 돈을 벌 수 있는 직장의 차원을 넘어 동료와 친구들이 생기고 소속감을 갖는 등 한국 사회에 빠르게 적응하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동병원은 이들에게 업무와 현장교육을 철저히 실시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다.
안동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최숭근 신부는 "경북에서는 안동과 구미 2개 지역에서 결혼이주자지원사업이 시범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이를 통해 한국사회에 적응하는데 도움을 주고 행복한 다문화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 말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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