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주여성 "생애 첫 건강검진 받아요"

입력 2010-04-01 10:58:30

wert'한국의학연구소 대구센터 다문화가정 685명 무료 검진 행사

▲31일 낮 한국의학연구소 대구검진센터에서 결혼이주여성들이 채혈검사에 응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31일 낮 한국의학연구소 대구검진센터에서 결혼이주여성들이 채혈검사에 응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자고 있으면 모든 검사가 끝난다고요? 베트남에서는 들어본 적도 없는 걸요."

31일 낮 대구 중구 문화동 대구시티센터 5층 한국의학연구소 대구검진센터에서 수면내시경 검사를 앞둔 느엔띠 미뚜(26'여'달성군 다사읍)씨는 궁금한 것 투성이였다. 다른 결혼이주여성들도 잠든 사람의 내장에 조그만 카메라를 넣어 속을 들여다본다는 설명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한국에 온 지 4년째인 미뚜씨는 "아기를 낳을 때 병원을 찾은 일 외에는 병원 출입이 평생 없었다"며 신기해했다.

다문화가정이 급증하면서 건강검진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 결혼이주여성도 늘고 있다.

이들에 대한 건강검진이 사회적 요구로 떠오르면서 매일신문사와 (재)한국의학연구소 대구검진센터가 무료 건강검진 행사를 마련했다.

이날부터 시작된 결혼이주여성 무료 건강검진은 달성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 20개 관련단체에서 추천받은 685명의 이주여성이 대상이다. 검진비는 모두 한국의학연구소가 부담했다. 검사 항목은 내시경, 복부'갑상선'자궁 초음파, 골밀도 검사 등 80가지에 이른다. 개인이 부담할 경우 85만원이 든다.

이곳 김현숙 소장은 "지난해 남구보건소와 손잡고 시행한 무료 건강검진에 결혼이주여성들의 만족도가 높았다"며 "조기 건강검진으로 암세포를 발견한 경우도 적잖아 다문화가정의 건광관리에 도움이 된 것으로 평가됐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건강검진을 받은 43명의 결혼이주여성 중 7명이 암환자로 판정받아 조기치료에 들어갔다. 지난해 검진결과에 따르면 결혼이주여성 대부분은 B형간염과 위염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대상자가 늘어 의학적 통계자료로서 가치를 갖게 돼 결혼이주여성들의 전반적인 건강척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소장은 "대부분의 결혼이주여성이 생애 첫 건강검진"이라며 "이들의 건강은 곧 다문화가정의 건강과 직결되므로 우리사회가 이들을 보살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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