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팔려 고민인 집, 이렇게 한번 해보세요

입력 2010-04-01 07:37:56

집안 화사하게 새단장했더니 첫손님, 맘에 든다며 바로 계약

집을 팔기 어려운 시절이다. 대구의 경우 수성구 범어동의 두산위브 더 제니스와 롯데캐슬, 달서구 상인화성파크드림 등이 입주를 시작했지만, 살던 집을 처분하지 못해 입주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새로 분양받은 아파트에 입주는 해야 하는데 집은 팔리지 않고, 이자 부담만 늘어나 '안팎곱사등이' 신세다. 안 팔리는 집을 조금이라도 빨리 팔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첫 인상이 중요

마케팅의 중요한 이론 중 'MOT'(Moment of Truth, 결정적인 순간 또는 진실의 순간을 포착하라는 뜻)가 있다. 고객과의 접촉점을 말한다. 15초 안에 고객을 감동시켜야 마케팅에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쉽게 말하면 첫인상, 첫 느낌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국내외 기업들이 마케팅활동에 가장 많이 활용하는 이론 중 하나이다. 집을 팔 때도 MOT 마케팅이 필요하다.

대구 수성구 범물동의 10여년 된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은 최모(42)씨. 그는 수요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몇 가지 준비를 했다. 집안 구석구석 묵은 때를 벗겨냈다. 침침했던 조명등을 갈아 끼웠고, 세련된 느낌을 주기 위해 포인트벽지로 주방과 거실 일부를 장식했다. 발코니에 있던 잡동사니를 정리했고, 거실에 있는 오래된 결혼 및 가족사진, 그림 등도 치웠다. 최씨는 "집을 내놓은 지 3개월이 지났는데도, 여러 사람이 집 구경을 왔지만 이후 연락이 없었다"며 "집을 새로 단장한 뒤 찾아온 첫 손님이 '집이 깨끗해 마음에 든다'며 며칠 전 계약을 했다. 20만원 안팎의 돈을 들였을 뿐인데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부동산중개사들은 주변의 편의시설, 가격, 교통여건이 비슷하다면 집안 분위기가 수요자의 결정을 좌우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벽지와 장판이 낡았다면 우아하고 밝은 색으로 교체하고, 대청소를 하는 것이 좋다. 주방, 욕실, 신발장 등에는 퀴퀴한 냄새가 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구의 배치도 중요하다. 큰 가구는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두고, 가구의 높이를 맞춰 배열시켜 집안을 넓게 보이도록 하는 것이 좋다.

집 주인의 외모나 말투도 첫 인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수요자를 맞을 때는 평소보다 깔끔한 옷차림을 하고 말수를 아끼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 집에 살면서 가족이 건강하고 화목하며, 자녀가 공부를 잘하게 됐다는 이미지를 심어준다면 매도에 도움이 된다.

◆가격 낮추고 중개수수료 올려라

'내가 이 집을 살 때 얼마를 줬는데…' '2년 전 시세가 얼마였는데…'. 집을 팔 때, 특히 요즘처럼 부동산경기가 침체됐을 때는 이런 생각을 버려야 한다. 현재의 시세가 중요하다. 집을 내놓은 지 몇 개월이 지나도 집이 팔리지 않는다면, 가격을 낮춰야 한다. 반면 매도를 의뢰한 공인중개사에게는 법정중개수수료만 고집하지 말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좋다. 공인중개사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수수료를 더 주겠다는 물건에 '애정'을 갖기 마련이다. 매물을 내놓을 때는 인근 중개사무소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매매를 의뢰할 때는 굳이 여러 중개사무소를 찾을 필요는 없다. 아파트의 경우 공동중개네트워크가 잘 형성돼 있어 한두 곳에만 맡겨도 여러 곳의 수요자와 연결이 된다.

제니스공인중개사 이민환 대표는 "미분양 아파트가 많고, 매물이 쌓여있는 만큼 적절한 매도가를 책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시세만 고집하지 말고, 중개사의 조언을 통해 매도가를 결정해야 집을 빨리 팔 수 있다"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 집 잘 팔기 TIP

▷권리관계를 깨끗이 하라=가압류, 압류, 근저당권 등 각종 권리관계가 정리되지 않은 집은 팔기 어렵다.

▷세입자가 빈 상태서 매도하라=언제든지 이사가 가능하다는 점은 매물의 가치를 높인다. 이사 날짜가 많이 남은 세입자가 있는 상태에서는 수요자가 매수를 꺼릴 수 있다.

▷맞교환도 고려하라=불경기 상태에서는 현금이 아닌 현물 거래도 생각해 봐야 한다. 교환 방법을 잘 활용하면 부동산을 빨리 처분하고 원하는 부동산을 골라잡을 수 있다. 인터넷 부동산교환사이트를 통하거나 믿을 수 있는 중개사에게 의뢰하는 것도 방법이다.

▷저금리의 대출승계가 있다면 이를 강조하라=대출을 끼고 있는 물건이라면 대출 상환 대신 매수자가 이를 승계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 좋다. 대출승계는 매수자 입장에서는 은행 이자부담 및 대출취급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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