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역전 꿈꾸는 행복한 1주일 그맛에 나는 산다

입력 2010-03-24 07:18:36

로또의 경제학

#네이버 지식인에 이런 질문이 떴다. "월급의 반을 투자해 매달 로또를 삽니다. 단순히 많이 사는 게 아니라 효율적으로 로또를 사려면 어찌해야 할까요?" 로또가 대중 속으로 들어왔다. 최근 1년간 우리 국민 10명 중 5.8명이 복권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로또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로또, 너 누구냐?

로또가 국내에서 최고로 많이 팔린 해는 2003년이다. 한 해 동안 무려 4조2천억원어치가 팔렸다. 이후엔 판매액이 조금씩 줄었으나 인쇄복권이나 전자복권 판매가 감소하는 반면 로또는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2009년에도 2조3천494억원의 판매량을 올렸다.

한국 국민의 복권에 대한 인식은 좋은 편이다. 2009년 기획재정부 산하 복권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59.3%가 '복권이 있어서 좋다'고 했다. 59.2%는 '당첨이 안 되어도 괜찮다'는 생각에 복권을 구입하고, 54.8%가 '로또 구입은 삶의 재미'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로또 1등 당첨 최고액은 2003년 4월 12일 추첨에서 나온 407억2천200만원으로, 7년 동안 깨지지 않고 있다. 그 전 주에 당첨자가 없어 금액이 이월된데다 1등이 한명만 나오면서 독식했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주인 20일 '벼락 맞을 확률보다 낮다'는 로또 1등 당첨자가 무려 19명이나 무더기로 나왔다. 벼락을 맞아도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당첨금 역시 '날벼락' 수준이다. 무려 19명이나 로또 1등에 당첨되면서 고작 '5억6천만원'씩을 나눠 가지게 됐다. 최소 1등 당첨금이라는 기록까지 세웠다.

지금까지 로또 1등 당첨자들이 평균적으로 가져간 당첨금은 23억4천700만원이나 된다. 2등은 평균 6천560만원, 3등은 166만원, 4등은 6만7천원, 5등은 5천원을 수령해갔다. 로또 회차별 1등 평균 당첨자 수는 5.4명으로 나타났다. 1주일마다 5명씩 벼락을 맞는다니 놀라운 수치다.

◆해외의 로또

해외에도 로또가 있다. 대표적인 로또는 미국의 '파워 볼' '메가 밀리언', 유럽의 '유로 밀리언', 이탈리아 '슈퍼 에날로또'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의 24개 주가 참여하는 최대 연합복권인 '파워 볼'은 당첨금이 거액인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 미국의 파워 볼 로또에 당첨된 목동 닐 완리스(23)씨는 2억3천200만달러(2천900억원)에 당첨됐다. 그가 로또를 산 금액은 겨우 15달러. 1천500만 배가 부풀려진 셈이다. 파워 볼은 숫자 6개를 모두 맞혀야 하는 로또로 잭팟 확률은 8천만분의 1이다. 최고 당첨금액은 1천만달러부터 시작하고, 당첨자가 없는 경우 이월된다.

전 세계 로또 사상 최고액도 미국에서 나왔다. 미국 '메가 밀리언' 로또의 2007년 3월 당첨금은 무려 3억5천만달러(3천955억원)였다. 메가 밀리언 로또는 당첨 확률이 가장 낮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무려 1억7천570만분의 1이다. 벼락 맞을 확률이라는 우리나라 로또 당첨 확률인 814만분의 1에 비해 약 21배가 넘는 수치다.

총 6개의 숫자를 맞히는 방식은 우리와 비슷하다. 하지만 6개의 번호 중 5개는 1번에서 56번까지 순서에 관계없이 맞추면 되지만 마지막 '메가 볼'이 당첨 확률을 낮춘 주범이다. 1번에서 46번의 번호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반드시 마지막 순서에 위치해야 한다.

2004년 영국·프랑스·스페인 3개국이 공동으로 만든 '유로 밀리언' 로또는 이후 스위스·벨기에·아일랜드·룩셈부르크·오스트리아·포르투갈이 더해져 유럽의 최고 통합 로또가 됐다. 이 유럽 로또는 50번까지의 숫자 중에서 5개의 숫자와 2개의 행운 번호를 맞히는 방식이다. 장당 2유로이며, 2억명의 인구가 기준이 되어 세계 최대 규모다. 2009년 11월 6일 유로 밀리언에서 사상최고 금액인 1억2천600만유로(2천100억원)가 나왔다. 6주 동안 당첨자가 나오지 않아 불어난 당첨금을 가져간 행운아는 신원을 밝히지 않은 25세의 스페인 여성으로 밝혀졌다. 이 당첨금은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의 4년치 총수입과 맞먹고, 에어버스 A-320 제트기를 두대 구입할 수 있는 금액이다. 이 젊은 여성은 당첨금으로 농장을 산 뒤 말을 기르겠다는 '평범한' 반응 때문에 세계를 한번 더 놀라게 했다.

세계에서 두번째 대박 로또는 이탈리아에서 나왔다. 2009년 8월 '슈퍼 에날로또' 당첨금은 1억4천780억유로(2천640억원)였다. 무려 86번이나 이월됐기 때문이다. 당시 여러번 이월되면서 유럽에서부터 로또를 사기 위해 이탈리아로 원정 오는 등 붐을 일으켰는데 당첨자는 47세의 남성이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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