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동안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방진고무와 등속조인트 부트, 기타 고무 성형제품 등 자동차 부품을 생산, 이 분야에서 선도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이 있다.
경산시 진량읍 경산제1산업단지에 있는 ㈜건화 트렐러보그(대표이사 허용훈). 이 회사는 1965년 창업주인 허정갑(74)회장이 대구 제3공단에서 농기구와 자전거 부품에 사용하는 패킹 등을 생산하는 건화공업사로 출발했다. 산업경제의 활성화와 미래산업 분야의 개척이라는 열망 속에 과감한 투자와 기술개발을 했다. 이후 45년 동안 첨단 자동차부품 생산을 위해 외길을 고집해 온 것이다.
창업 당시만 해도 국내 자동차산업의 수준은 열악했다. 군용인 트럭, 지프, 쓰리쿼터 등의 차량을 수리하는데 드럼통을 두드려 펴서 자동차 부품 상당수를 직접 만들어 쓰던 시절이었다. 1975년 12월 현대자동차가 국내 최초로 설계부터 생산까지 전과정을 국내 기술진에 의해 이뤄낸 첫 고유 모델 승용차인 '포니'를 개발해 국내 자동차산업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농기구 등에 사용하는 패킹 등 고무 관련 부품을 생산하던 건화공업사도 자동차 부품 생산에 뛰어들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1976년 상공부로부터 자동차 부품 전문공장으로 지정받았다. 허 대표는 "창업주인 아버지의 세밀하게 확인하는 현장 중심의 경영을 배우고 이를 물려 받으려고 애쓰고 있다"고 했다.
이 회사 주력생산품목은 자동차 부품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필수 부품인 방진고무와 등속조인트 부트(Boot) 등이다. 매월 800여가지 품목에 총 2천여가지 제품을 생산한다.
방진고무는 차량과 차량 외부로부터의 진동과 소음을 최소화해 승차감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차체와 엔진을 연결하는 부분 4개가 한 세트가 되는 엔진룸의 방진고무는 구조가 복잡하고 기능이 까다로워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에서 4개 업체가 완성차 업체에 납품할 정도다. 수입한 천연고무를 특수배합을 통해 새로운 재료로 만드는 것과 제품 하나의 성능과 맞물려 전체 방진 시스템을 어떻게 설계하고 생산하느냐 등이 핵심 기술이다.
이 회사는 말레이시아에서 수입한 천연고무를 20여종의 화학물질과 섞어방진고무를 생산할 수 있는 재료를 만든다. 또 이를 성형과 마무리 공정을 거쳐 열과 추위, 기름, 충격 등에 강한 완성품으로 탄생시킨다. 이같은 과정을 거친 제품은 내구성, 내열성 등 엄격한 시험가동과 측정 시스템 평가를 통과해야 완성차 업체에 납품될 수 있다.
이 회사는 2년 전부터 그동안 방진고무로만 흡수했던 소음과 진동을 고무에다 특수오일을 넣어 진동흡수율을 높힌 액체봉입형 방진고무를 생산, 고급 승용차 등에 적용시키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등속조인트 부트는 국내 시장 점유율이 80% 정도될 독보적이다. 이 부품은 자동차용 구동축과 추진축의 등속조인트 외부에 장착돼 윤할제 유출이나 먼지나 모래 등 이물질 유입을 방지해 등속조인트의 수명을 연장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건화 트렐러보그 윤여훈 전무는 "1980년대만 해도 현대자동차는 이 부품을 일본에서 전량 수입해 사용해 오다 우리회사 제품을 쓰게 됐다. 이제는 이 부품을 중국, 인도, 미주 등에 수출까지 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이 회사 제품은 자동차 운전시 타이어가 돌아갈 때 접혔다 늘어났다 할 때 이 부분의 굴곡성과 피로성이 뛰어나 잘 찢어지거나 터지지 않는다.
건화의 기술력에 대해 허용훈 대표는 "45년 동안 쌓인 기술과 경험, 직원들의 열정 등이 한데 어우러진 결과"라고 소개했다.
기술력 향상을 위해 2003년 세계최대 방진부품 제조회사인 스웨덴의 트렐러보그와 합작법인을 설립, (주)건화 트렐러보그로 새롭게 태어났다. 합작을 통해 이 회사는 국내 선도 기업으로 부상하게 됐다.
이 회사 김영춘 기술연구소장은 "고객의 요구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고, 30명의 연구원들 중에는 경력자가 많아 설계는 물론 도면을 보거나 디자인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어떤 상황에서도 시스템을 잘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이 연구소의 자랑이자 회사의 기술력을 높히는 저력"이라고 자랑했다.
건화는 9종의 특허를 비롯해 4종의 실용신안, 2종의 의장등록을 했다. 이 회사가 올해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트라고 러버 스프링을 양산하는 것. 이 스프링은 22.5t이나 되는 화물을 실은 대형트럭이 울퉁불퉁한 길에서 진동을 흡수할 수 있는 역할을 하며, 외국 제품보다 성능에서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부품은 1개당 14만~15만원 정도에 수입했으나 이 회사에서 제품 개발을 끝내고 5월부터 양산을 할 경우 수입대체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허용훈 대표는 "자동차용 방진고무와 등속조인트 부츠 제품을 더욱 발전시켜 경량화와 내구성이 뛰어난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KTX, 전기차 등에 들어가는 방진고무와 부시(Bush) 등을 생산해 사업영역을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건화의 올해 매출액은 1천억원, 2015년에는 2천5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또 올해 7월 계열사인 건화정공과 건화ENG를 경산제3산업단지에 이전,확장해 회사 규모를 키운다.
그는 "무한한 시장 잠재력이 있는 해외시장에 대한 직간접 수출 물량을 늘리는 한편 2008년 설립돼 성장속도가 빠른 중국 장가항 공장을 확장해 생산량을 늘리고,올해 인도 첸나이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내년도 공장 가동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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