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명의 예천 주민들이 이미 사라져버린 '개천에서 용 났다'란 말을 자신들의 아들'딸, 손자'손녀가 다시 들을 수 있도록 기름진 개천(?)을 가꾸는 일에 나선 지 1년여 만에 놀라운 결과물을 이끌어냈다.
2008년 12월 말 뜻있는 몇몇 인사들이 모여 우수인재 육성을 통해 인구 유출을 막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설립했던 예천군민장학회가 '장학금 100억원 돌파'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운 것. 이달 8일까지 3만2천438명이 참여해 무려 104억1천만원이 모였다. 이는 예천 주민들의 60% 이상이 참여해 일인당 평균 20만원씩 장학기금을 기부해야 될 정도로 엄청난 액수다.
군비 출연금 45억원을 제외하더라도 60억원에 가까운 엄청난 기금이 모였다. 당초 3년 정도를 목표로 했던 관계자들도 연일 쏟아져 들어오는 장학기금에 놀라 감탄사를 연발했다. 예부터 똘똘 뭉치기로 유명한(?) 예천 지역민들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커다란 사건이었다.
예천지역의 기관'단체와 기업들이 대부분 참여했으며 심지어 장애인과 초교생, 할머니'할아버지들이 용돈과 쌈짓돈까지 들고 와 따스한 감동을 전했다. 한 초교생은 일년간 군것질을 참으며 꼬박꼬박 모은 5만원이 든 저금통을 장학기금으로 내놓았다. 농촌 할머니들은 1천~3천원씩 꼬깃꼬깃 아껴 두었던 돈을 전달했으며 겨울철 난방비를 아껴 마련한 10만~20만원의 목돈을 기부한 경로당 노인들도 있었다.
이 같은 주민들의 열띤 참여를 알리고 장학금 기탁을 홍보하기 위해 김수남 예천군수는 서울과 부산, 대구지역 향우회를 찾아 출향인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기금 모금에 동분서주했다.
예천군은 10일 예천군민들의 저력을 알리고 장학기금 100억원 돌파를 자축하는 잔치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는 김수남 군수, 정영광 군의회 의장 등 기관단체장과 유공자, 주민, 출향인 등 7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에서는 장학기금 100억원 달성에 공이 많은 출향인과 주민 15명, 3개 읍면 이장 23명에게 감사패가 전달됐다.
이 자리에서 김수남 군수는 "그동안 예천지역 기관단체, 봉사단체, 각급 학교와 동문회, 작목반, 출향군민회 등 군민 모두가 장학회를 후원하는 정성을 보내왔다"며 "초등학생들의 저금통에서부터 할아버지'할머니의 쌈짓돈까지 너무나 소중한 마음들이 모여 장학회 설립 1년여 만에 100억원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예천'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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